성북을 주민 "투표했어요?""고춧가루 뿌릴지 두고봐야"

  • 등록 2006-07-29 오후 3:02:24

    수정 2006-07-29 오후 3:02:24

[노컷뉴스 제공] 재보선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논란이 뜨겁다. 하지만 24.8%란 사상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재보선과 관련해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75.2%의 유권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왜 유권자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한 걸까? CBS 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이효숙 리포터가 성북을 유권자들을 만나봤다.

왜 투표를 하지 않은 걸까? 놀랍게도 응답자 중에는 재보선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금시초문이란 응답도 있었다.

"투표해봤자 바뀌는 게 없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투표 안하는 것 같다./선거를 하는지 몰랐다. /내가 안 찍어도 어차피 그 사람이 되겠지. 내가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현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투표해서 뭐 하나. 후보자를 국회의원으로 신뢰 못 한다는 것이다./그다지 믿음이 안 가서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포기한 것 같다./하면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는데./개인적인 사정이 제일 클 것이다./선거 후 얼마 안 돼서 재보선이 있었다. 기간이 너무 짧았다./예전엔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했는데, 이젠 흥미가 없다./그 놈이 그 놈. 대동소이다. 본질적으로는 바뀐 게 없다."

그럼 성북을 유권자들은 조순형 전 의원이 당선된 이유를 뭐라고 보고 이제 어떤 바람을 가지고 있을까?

"좋아서 찍었나? 반사적인 거다. 화딱지 나고, 이것도 저것도 아니니까. 홀로 가시밭길을 간다는 희생정신을 보여주길 바란다./현 정권을 그대로 흘러가게 내버려두지 않고, 이전에도 과감하게 탄핵을 시도했던 만큼 가서 한 소리 해달라는 것 같다./도회지에 사는 사람들은 후보자들 잘 모른다. 그 후보는 잘 알려져 있으니까 당선된 것 같다./미미한 차이로 당선된 걸 가지고 마치 전국민이 자기를 밀어주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그 분이 속한 당의 주류세력인 호남 세력에서 어떻게 뒷받침을 해줄지, 아니면 고춧가루를 뿌릴지는 두고 봐야 한다"

열린우리당으로부터의 민심 이반도 많이 거론된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실망감의 이유는 뭐고 왜 민심은 이반하는 걸까?

"노무현 정권이 잘못한 것도 많지만 열 번에 한 번 잘한 건 잘 했다고 해야 한다. /혁신과 이상만 알지, 현실은 모르는 것 같다. 좋은 약이라도 국민이 그걸 먹고 소화시켜서 잘 흡수해야 좋은 정책이다./국민이 원하는 것과는 반대로 간다. 말은 많이 하는데 된 건 하나도 없다./일반 쫄병한테 계급장 붙여서 분대장을 시켜주면 분대장용으로 그릇이 커야 한다. 마찬가지로 책임을 갖는 정권의 자리에 올라갔으면 말과 행동과 사고방식과 비전을 업그레이드 시켜서 거기에 맞춰 행동해야 하는데 그런 게 너무 부족하다"

그럼 성북을 유권자들은 왜 한나라당을 대안으로 선택하지 않은 걸까?

"울며 겨자먹기로 편을 들어준 것 같다./살얼음판을 걷듯 긴장 속에 살아간다는 자세로 해야 하는데... 요즘 한나라당이 잘 나간다고 하니까 거기에 붙어 사는 사람들이라고 본다./최고의원도 다 바뀌고, 다시 재선거 하고, 비리도 터지고. 왜 바뀌나 싶다./어떤 때는 더 밉다. 뭐가 달라졌나.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이다. 왜 그쪽에만 들어가면 기득권 세력의 대변자가 되는지 모르겠다./성추행 사건 등 분명하게 나갈 수 있는데도 애매한 태도로 스리슬쩍 넘어가는 것 같다. 자잘한 부분부터 잡음이 많다보니 별로 믿음이 안 간다"

사상 최저의 투표율 때문에 대표성 논란이 생기는 마당에 투표율 제고 방안 마련도 시급한 과제이다.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투표율을 높일 대안은 뭘까?

"투표하면 복권 한 장씩 주겠다는 게 괜찮긴 하지만 사행심을 조장할 것 같다. 공연을 하거나 관심을 끌 수 있는 이벤트를 하면 좋을 것 같다./이른 아침 출근 시간에 차를 동원해서 크게 떠드는데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모른다. 홍보 방식을 바꿔야 할 것 같다./
강제적인 방법을 써서 투표하도록 해야 한다. /마음을 사야 한다. 신뢰를 회복하지 않으면 다 방관자다./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중간 매개체가 필요하다. 사실 서민과 동떨어진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홈페이지 등 좀더 활성화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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