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금융통화위원회는 콜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것인가. 9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전월대비 1.5%, 전년말대비 3.5%로 급등했고 근원 인플레역시 전년말대비 2.9%로 한국은행의 물가 기준선 2.5%를 넘어섰다.
지표상으로는 물가에 비상이 걸렸지만 한국은행과 시장은 의외로 차분하다. 9월 금통위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콜금리를 인상하지 않았기 때문에 10월에도 역시 "그냥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방치된 물가
시티살로먼스미스바니는 9월 물가상승률과 8월 산업활동 동향 지표 등을 감안할 때 한국경제의 "인플레 없는 시대(the era of no inflation)"는 끝났다고 분석했다.
UBS워버그증권는 최근 물가상승과 관련, 느슨한 통화정책이 금융부문에는 긍정적일지 몰라도 실물경제에는 점차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크레딧스위스 퍼스트보스턴 증권은 10월 금통위가 콜금리 인상을 실시하지 않더라도 11월에는 25bp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증권도 9월 물가 상승이 초과수요 압력이나 노동생산성을 웃도는 임금상승에 의해 초래된 것은 아니지만 기대인플레 확산을 통해 개인서비스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국내외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책을 세워야한다는 일치된 의견을 나타내고 있다.
◇"콜금리 인상 힘들 것"
워버그증권은 10월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인상할 확률은 50% 미만이라며 회의 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동전 던지기에 비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the result of that meeting is so close to call, it could be decided on the toss of a coin.)
물가를 잡기위한 조치가 필요하지만 금통위의 행보를 그만큼 예측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티살로먼스미스바니는 이유가 어떻든 근원 인플레가 상승했고 한국은행은 이를 기본으로 통화정책을 수립한다며 한은은 통화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시티는 그러나 9월 금통위에서 본 것처럼 중앙은행이 정부의 영향하에 있기 때문에 콜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의 저금리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 금통위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걱정되는 내년 물가
현대증권은 기대 인플레가 확산돼 개인서비스 물가가 오르게 되면 내년 상반기중 3%대의 소비자물가 상승이 초래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증권은 10월 금통위가 콜금리를 25bp 인상해 물가안정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인플레 기대심리를 억제, 해외요인에 의한 물가상승이 국내요인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명분상으로도 근원 인플레가 억제선인 2.5%를 넘어섰기 때문에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금통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단순한 지표 이상의 무엇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한다.
전철환 한은총재는 지난 24일 IMF 총회에서 "금융 및 기업 부문의 구조조정에 한국 금융당국에 대한 국제시장의 회의적인 시각을 앞으로 단호한 조치(acting with resolve)를 통해 감소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이 최대의 경제현안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데 이는 통화정책도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한 부분이라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만약 10월 금통위가 구조조정을 이유로 콜금리를 인상하지 않고 물가를 잡기위한 정책적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물가는 더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