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아침에 허리 뻣뻣하고 아프다면...'강직성 척추염' 의심을

은동찬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장, '허리가 굳는' 강직성 척추염
  • 등록 2023-08-23 오전 6:54:08

    수정 2023-08-23 오전 6:54:08

[은동찬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장]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수개월 전부터 아침잠에서 깨어날 때면 허리와 골반이 유난히 뻣뻣하고 한 시간 정도 허리 통증이 지속됐다. 허리 통증은 6개월 전 시작됐으며 활동을 하는 오후에는 점차 나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통증이 점차 악화하지만 어느 정도 움직임을 갖고 나면 좋아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점차 걱정되기 시작했다. 걱정 탓인지 최근에는 복통과 설사 증상이 생겼고, 눈이 충혈되며 안구 통증이 나타났다.

위의 사례에서 보이는 증상은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 관절에 염증이 생겨 척추가 서로 붙고, 변형을 일으켜 허리가 점차 굳
은동찬 이춘택병원 제2정형외과장
어지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강직성 척추염은 자가면역 질환으로, 관절의 염증이 서서히 전신으로 퍼지기 때문에 포도막염, 장염, 건선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데 강직성 척추염에 대한 대중적 인식이 높지 않아 발견이 늦어지기 쉽다.

강직성 척추염이 의심될 때 제일 먼저 살펴야 하는 것은 가족력, 조조강직(아침에 허리가 뻐근한 증상), 움직임이 있는 오후 시간대에는 통증이 완화되는 점, 소화기능의 저하와 눈의 이상 등이다. 허리와 골반 통증은 다른 척추 질환에서도 흔히 보이는 증상이기 때문에 단순 허리 통증만으로는 타 척추 질환과 강직성 척추염을 구분하기 어렵지만, 타 질환과 구분되는 강직성 척추염만의 특징적인 증상은 활동할수록 증상이 완화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이점만 알고 있어도 일반적인 허리 통증과 강직성 척추염을 구분해 치료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강직성 척추염 진단을 위해서는 영상의학검사를 통해 허리 관절과 골반뼈가 연결되는 부위인 천장관절의 염증 여부를 확인한다. 강직성 척추염으로 진단되면 증상과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항류마티스 약제 등을 사용할 수 있고, 허리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해 스트레칭을 꾸준히 할 것을 권하고 있다. 운동 전에는 온찜질을 하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해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이완한 상태에서, 무리가 가지 않도록 운동을 서서히 시작하도록 한다. 또, 강직성 척추염이 등뼈와 흉곽을 침범해 폐 기능이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흡연 시 폐 기능이 더욱 떨어질 수 있어 반드시 금연이 필요하다.

강직성 척추염은 발병 초기에 진단해 약물, 운동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면 강직까지 진행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따라서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허리 통증이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면 정형외과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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