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줄이는 2차전지株, 숨 고르기 들어가나

반등장 속 상승폭 줄이는 모양새… ‘KRX 2차전지’ 지수 주춤
업황 전망 여전히 좋으나 높아진 밸류 만큼 실적도 따져야
“중장기 모멘텀과 단기 실적 모두 고려한 투자 필요”
  • 등록 2022-11-10 오전 6:12:00

    수정 2022-11-10 오전 6:12:0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하락장에서도 힘있게 상승하던 2차 전지 관련주가 숨을 고르고 있다. 전체적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긴 하나 일부 종목에서 예봉이 무뎌지고 있다. 코스피가 2400선을 넘어서며 반등 국면에 들어서자 상대적으로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2차 전지 테마에 대한 단순 기대감보다는 실적 전망을 따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차 전지 관련주인 삼성SDI(006400)는 지난 일주일간 2.89%, 에코프로비엠(247540)은 5.54% 하락하며 주춤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0.27%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상대적으로 시가총액이 작은 코스모신소재(005070)는 4.48%, 씨아이에스(222080)는 2.61% 주가가 빠졌다. 위 종목들은 10월 이후 20%대에서 30%대 중반대 주가 상승률을 보인 바 있다.

같은 기간 6.39% 오른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6.13% 상승한 포스코케미칼(003670) 등 여전히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종목도 있으나 ‘2차 전지’ 딱지만 붙으면 동반상승하던 때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2차 전지 주요 종목으로 구성된 ‘KRX 2차전지 K-뉴딜지수’는 10월 이후 34.02% 상승했으나 지난 일주일간 1.32% 오르는데 그쳤다. 이는 KRX테마 중 ‘KRX 리츠인프라’ ‘KRX 리츠 TOP 10’ ‘KRX 전기차 TOP 15’ 다음으로 낮다.

일각에서는 그동안 빠르게 달려온 2차 전지 관련주가 서서히 조정장에 돌입하는 게 아니냐고 보기도 한다. 하락장 속 투심이 몰렸던 만큼 최근의 증시 반등장에서 힘이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높아진 밸류에이션 만큼 앞으로 실적을 낼 수 있느냐에 대한 부분도 따지기 시작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 및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따라 미국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국내 2차전지 밸류체인 중심으로 수주 모멘텀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급망 붕괴와 수요감소 등으로 연간 고성장을 거듭하던 유럽 전기차 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려스럽다.

높아진 밸류에이션 만큼 실적을 낼 수 있느냐가 핵심인데 환율과 글로벌 경기침체 등 매크로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2차 전지 업종의 주가 강세는 IRA 수혜 기대감에 따른 것이며 당분간 중대한 성장 동력이 될 것이나 실적 측면에서 북미 매출 본격화는 2024년 이후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중장기 모멘텀과 단기 실적 모두를 고려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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