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 가뜩이나 찢어진 연골판, 더 잘라내야한다고?

허준혁 이춘택병원 진료부원장, 반월상 연골판 파열 땐 '연골판 절제술'로
  • 등록 2022-06-15 오전 7:36:20

    수정 2022-06-15 오전 7:36:20

[허준혁 이춘택병원 진료부원장] 무릎이 아파 정형외과를 찾았는데 정밀검사 후 반월상 연골판 파열 진단과 함께 연골판 절제술이 필요하다는 치료계획을 듣는다면 어떨까. 가뜩이나 찢어진 연골판을 꿰매는 것이 아니라 더 잘라내야 한다는 것이 환자 입장에서는 자칫 황당하게 들릴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 파열이 있을 때 경우에 따라 절제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반월상 연골판은 허벅지뼈와 정강이뼈 사이에 끼어 있는 구조물로, 두 무릎뼈 사이 쿠션 역할을 하며 충격을 흡수하고 무릎뼈가 이탈되지 않고 안정적인 움직임을 할
허준혁 이춘택병원 진료부원장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구조물이다. 반월상 연골판의 파열은 외상이나 퇴행성변화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점프 후 착지를 하거나 달리다가 갑자기 진행 방향을 바꾸는 등 급작스럽게 무릎에 회전하는 힘이 가해지면 연골판 파열이 일어날 수 있다. 또, 퇴행성변화로 연골판이 탄력을 잃고 딱딱해지면, 앉았다가 일어나거나 쪼그려 앉는 등의 단순한 동작에서도 압력에 의해 손상될 수 있다. 반월상 연골판이 파열되면 무릎이 붓고 통증이 나타난다. 무릎이 잠긴 듯한 느낌이 들고 불안정성이 증가하는 것이 특징이며 무릎을 움직이기 어려워진다.

반월상 연골판 파열의 수술적 치료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과 절제술이 있다. 파열이 있을 때 봉합을 해 본래의 연골판을 살려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방법이기는 하나 반월상 연골판은 혈관 분포가 미비해 파열이 있을 때 체내에서 ‘재생 가능한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다.

연골판 파열 후 시간이 경과하면 대부분 연골판의 변성이 발생하고, 찢어진 상태에서 걸어 다니면 연골판 형태의 변형이 오기도 하며 심할 경우 판 형태의 연골판이 접혀 봉합 자체가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파열 이후 상당 기간 지났다면 봉합술은 어렵거나 불가능하다. 또, 파열의 위치나 크기, 방향에 따라 치료 가능 여부가 달라지며 봉합을 하더라도 제대로 붙지 않고, 그 기능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는 ‘연골판 절제술’이 필요하다. 절제술은 파열된 연골판이 다시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찢어진 연골판 일부를 절제하더라도 무릎뼈가 연골판 밖으로 빠지지 않도록 안정적인 연골판의 형태를 갖추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 파열 부위를 남겨둔 채로 절제하면 수술 후에도 통증이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정량을 절제할 수 있는 집도의의 사전 판단과 풍부한 임상경험이 중요하다.

반월상 연골판 파열 수술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하는데 최소 절개 후 특수렌즈를 부착한 가느다란 관을 무릎 관절 내로 삽입하여 모니터 화면을 보며 병변 부위를 관찰하며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수술 이후에는 초기 운동 범위를 회복시키기 위해 병원에서 처방하는 재활운동에 적극적으로 임하며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빠른 일상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연골판 파열은 손상 후 빠른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질수록 치료 효과가 좋으므로 연골판 파열이 의심된다면 정형외과 전문의와 진료상담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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