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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을 포기하고 학교로 돌아가거나 생계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대졸(전문대 포함)이상 고학력자들이 역대 최대 수준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재정을 쏟아부어 저임금·단기 일자리를 늘려 고용률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사이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되야할 인재들은 갈 곳을 잃고 떠돌고 있다는 얘기다.
27일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졸 이상의 비경제활동인구(비경활인구)는 전년대비 3.8%(13만9000명) 증가한 380만5000명으로 나타났다.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전체 비경활인구에서 대졸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3.3%로 가장 높다.
특히 통계청의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30대 대졸 비경활 인구는 100만9000명으로 전체 30대(727만3000명)의 13.9%나 됐다. 20대도 전체의 9.7%인 62만6000명에 달했다. 전체 평균(9.1%)은 물론 50대(6.1%)와 60세 이상(7.1%)조차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졸자들의 취업 실적도 신통치 않다. 지난해 대졸자 취업자수는 1284만9000명으로 전년대비 2.7%(33만5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는 1980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고속 성장하던 1980년대만 해도 대졸자 취업자수는 1982년 전년대비 15.7%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2000년대 접어들어 전체 학력 수준이 높아지고 취업문은 좁아지면서 증가세는 크게 둔화했다. 마지막 두자릿수 증가세는 2003년(13.9%)이었으며 최근 5년(2015~2019년) 연간 증가폭은 2.7~3.0%에 불과했다.
아이러니하게 대졸 실업자도 함께 급감했다. 지난해 46만9000명으로 전년대비 5.1%(2만5000명) 줄어 2000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구직활동을 벌이는 경우에만 실업자로 분류한다. 취업자수 증가폭과 실업자가 함께 줄었다는 것은 구직을 아예 포기하는 대졸자들이 늘었다는 얘기다.
대졸자들의 고용지표가 부진한 이유는 경기 둔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불확실한 경제 여건에서 새로운 일자리 또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잡코리아가 지난해 8월 500대 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하반기 대졸 신입직 채용 예정 규모는 3만841명으로 전년동기대비 3.6% 가량 줄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 등 변화의 시기에도 기업들의 투자가 줄면서 정작 대졸자들이 갈 곳을 잃고 있다”며 “정부의 일자리 창출은 단기 저소득 위주로 쏠려 고학력자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는 돌아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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