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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웅(53) 웰컴저축은행 대표이사는 지난 24일 서울 구로 본사에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내년도 경영 계획을 설명하며 줄곧 디지털과 중금리를 강조했다. 무분별한 사업 및 자산 확대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내실 다지기’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웰컴저축銀, 첫해 흑자 전환 후 ‘날개’..순이익 업계 3위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2014년 5월 웰컴크레디라인대부(웰컴론)가 부실로 경영난을 겪던 예신(옛 신라)·해솔(옛 부산솔로몬)·서일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김 대표는 이보다 앞선 2013년 그룹 미래전략본부장으로 합류해 웰컴저축은행의 인수합병 및 설립을 도맡았다. 웰컴저축은행이 탄생하자 당시 본부장이었던 김 대표는 공로를 인정받아 전무이사 자리에 올라 회사의 전반적 업무와 경영을 총괄하기 시작했다.
웰컴저축은행이 시작부터 잘 나갔던 것은 아니었다. 웰컴저축은행의 첫 해 자산은 2014년 상반기(6월말) 약 6369억원, 하반기(12월말) 6663억원 등 업계 17~19위에 불과했다. 순이익은 그해 상반기 마이너스(-) 126억원까지 기록한 뒤 연말 29억원으로 가까스로 흑자 전환을 이뤘다.
흑자 전환과 함께 연착륙에 성공한 웰컴저축은행은 흥행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설립 이듬해인 2015년 말 자산은 약 1조342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성장했다. 그해 순이익 역시 큰 폭으로 늘면서 195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에도 순이익이 전년비 두 배 가까이 성장하는 등 경영 성적표가 좋자 당시 전무이사였던 김 대표는 지난해 3월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웰컴금융그룹을 창시하고 초대 웰컴저축은행 대표를 지냈던 ‘오너’ 손종주 회장을 제외하면 김대웅 대표가 웰컴저축은행의 첫 전문경영인(CEO)인 셈이다.
CEO자리에 오른 김 대표는 보다 안정적이고 능숙한 지휘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웰컴저축은행을 업계 7번째로 ‘자산 2조’ 대형저축은행 반열에 올렸다. 웰컴저축은행의 총자산은 현재(3분기 기준) 2조3300억원으로 전체 79개 저축은행(약 66조원) 중 자산 규모순 7위다. 당기순이익은 557억원으로 SBI저축은행, OK저축은행에 이은 업계(약 8513억원) 3위로 더욱 높다. 이러한 추세라면 웰컴저축은행은 올 연말까지 자산 2조5000억원과 순이익 700억원을 각각 달성할 전망이다.
김 대표 “미래는 결국 ‘디지털’..제대로된 ‘중금리’할 것”
대표적으로 지난해 김 대표는 다른 금융사들과 다르게 영업구역 제한이 존재하는 저축은행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동식 점포 ‘W브랜치’를 업계 최초로 도입했다. 자영업 등 생업과 먼 거리로 영업점을 찾기 어려울 경우 홈페이지를 통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신청하면 직원 1명이 태블릿PC를 들고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계좌개설과 예·적금 가입은 물론 개인·사업자 여신 상담, 대출한도 조회 및 대출실행, 송금 등 원하는 모든 금융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해준다. 이를 통해 서울·수도권 지역 10곳, 부산·경남지역 3곳, 대전·충청지역 2곳 등 전국 15개 적은 지점수로 취약했던 접근성·편리성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말 기준 W브랜치는 약 300억원의 여신영업 성과를 새롭게 일궜다.
또 웰컴저축은행은 수년 간의 모바일·핀테크 등 디지털화(Digitalization) 집중 투자를 통해 올해 4월 업계 최초로 모바일 풀(Full)뱅킹 앱 ‘웰뱅’을 선보였다. 카카오뱅크 등 여느 인터넷뱅킹에 비해 뒤지지 않은 풍부하고 편리한 서비스가 큰 반향을 일으키며 출시 한 달 만에 앱 다운로드 수 9만건, 계좌개설 및 간편이체 11만건, 이체금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달 말 기준 누적 다운로드 수 약 40만건, 이용고객 30만명, 간편이체 91만건 및 8000억원을 기록 중이다. 현재 웰뱅을 통해 하루 평균 5000건 안팎의 간편이체와 건당 평균 약 88만원이 오간다.
김 대표는 “우리의 디지털화는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호응”이라며 “웰뱅에는 바코드 결제 서비스, 생활용품 선물구입(본인에게 선물하기 포함) 시 4% 할인, 이체 및 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면제, 무료신용·사업자매출·아파트시세 조회 등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가 있고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약 11억원 상당의 혜택이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는 웰뱅을 ‘저축은행업계의 카카오뱅크’를 목표로 이용자와 거래량을 두 배 이상 늘리는 것을 목표한다”며 “한편 정부의 금리 인하 등 ‘포용적 금융’ 기조에도 발맞춰 웰뱅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한 중금리 대출사업 확장에 더욱 더 역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김 대표는 올해 신규 취급 기준 약 2500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자사 중금리 상품 ‘웰컴텐대출’을 내년에는 두 배 규모인 5000억원까지 신규 취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올 3분기 웰컴저축은행의 연체대출비율(부실률)은 전년 동기 기록 3.33% 대비 약 0.42%포인트 개선된 2.91%를 보이고 있다. 이는 같은 기간 업계 총여신 연체율 4.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비슷한 자산 규모의 타 대형저축은행 중에서는 연체율이 10%를 넘나드는 곳도 있다.
김 대표는 “방대한 고객 성향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CSS 고도화 및 자동화에 따른 치밀하고 효율적인 고객 관리가 부실률 감축 비법”이라며 “예컨대 자산 2조원 규모 저축은행이 부실률을 1% 낮추면 200억원의 순이익이 발생한다. 금리 장사보다 부실률을 잘 다루는 게 수익성이나 건전성 등 여러 측면에서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최근 발표한 ‘가계신용 고금리 대출잔액 상위사 현황(5월말 기준)’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의 20% 이상 고금리 대출 잔액은 8390억으로 업계 3위, 대손감안 후 순이자마진(NIM) 9.3%로 업계 1위 등 고금리 장사로 폭리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과거 법정최고금리가 34.9%, 27.9%였던 당시 기준으로는 적당한 수준의 대출금리였던 게 아직 잔여기간 등 상환이 다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라며 “최근 평균 상환률 6%에 근거해 보면 현재 금리 20% 이상 대출잔액은 5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순이자마진이 높은 것은 부실률 관리와 경영 효율화를 통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1965년 광주 출생 △1983년 전남고 졸업 △1983~1990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9년 한일리스 입사 △2002년 KD파트너스 상무이사 △2013년 1월 웰컴금융그룹 미래전략본부장 △2014년 5월 웰컴저축은행 전무이사 △2017년 3월~ 現 웰컴저축은행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