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앞에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이 페이스북의 성차별적 규정에 항의하는 상의 탈의 시위를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앞서 페이스북이 남성의 반라 사진은 그대로 두면서 여성의 반라 사진만 삭제하는 점을 규탄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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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슬기 신중섭 기자] 한 여성단체가 페이스북을 상대로 여성의 반라 사진만 삭제하는 것은 성차별적 규정이라고 반발하며 상의 탈의 시위를 벌여 결국 사과를 받아냈다.
페이스북코리아 측은 3일 “이번 사진은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블라인드시켰다가 이후 사회적 의미를 담은 것이라는 것을 깨닫고 복원시켰다”고 밝혔다.
| ‘불꽃페미액션’이 3일 오전 0시 23분쯤 자신의 페이스북페이지에 올린 페이스북 측의 사과 메시지.(사진=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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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액션)’ 측은 지난달 26일 ‘월경 페스티벌’ 행사에서 상의 탈의 시위를 벌인 뒤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나체 이미지 또는 성적 행위에 관한 페이스북 규정을 위반했다’며 사진을 삭제하는 데 이어 계정을 1개월 정지시켰다.
이에 액션 회원 10명은 지난 2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상의를 벗은 뒤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페이스북이 남성의 반라 사진은 그대로 두면서 여성의 반라 사진만 삭제하는 것은 성차별이라며 주장했다.
이후 페이스북 측은 액션 측에 “페이스북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지 않은 귀하의 게시물이 당사의 오류로 삭제됐다”며 “해당 콘텐츠를 복원하고 관련 계정에 적용됐던 차단을 해제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액션 측은 3일 오전 0시 23분쯤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게시물 탈환을 완료했다. 우리의 승리다”라면서 “여성의 몸이 성적 대상화되지 않는 그날까지 액션은 투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페이스북은 사진이 삭제된 것은 알고리즘에 따른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페이스북 코리아측은 “남자 반라 사진은 되고 여자 반라 사진은 안된다는 것은 오해”라며 “성별과 관계없이 전체 사진에서 노출된 부분이 많은 사진은 알고리즘에 따라 픽업되고 이중 음란물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블라인드 조치를 취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하루에도 수많은 게시물을 보다보니 이번 게시물에 대해선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블라인드 처리한 것 같다”며 “향후 시스템을 개선하겠지만 노출 사진이 어떤 형태로 올라올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노출 사진을 허용하진 않되 유해성·불법성 등을 꼼꼼히 따져 대처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