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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올랐어?”
가상화폐 투자기 1회를 쓴 다음날, 부장께서 ‘굿모닝’ 대신 건넨 질문이었다. 막 출근해 쓸 기사를 정리하느라 바빠 처음에 뭘 말씀하시는지 몰랐다. 단타를 치기로 마음을 먹기는 했지만 일 생각을 하느라 나는 그날 가격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투자기를 쓴 이후, 기자는 회사 내에서 ‘투기꾼’으로 찍혔다. 주식투자를 할때는 그런 소리를 들으면 ‘투자’라고 항변하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말하기도 어려웠다.
이더리움과 리플이 막연히 오르기를 바라며 가상화폐 광풍에 가담했기 때문이다. 투기꾼이든 뭐든, 수익을 내서 내 투자실력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한반도 긴장에 이더리움 강세라는데..내 수익률은 마이너스
아쉽게도 이더리움과 리플은 이틀 전 매수 후에 별다른 상승세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전체 자산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 이후에 한국에서는 비트코인보다도 변동성이 더 높은 이더리움이 안식처가 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런데 도대체 왜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주 확인을 하다가 보니 증권사 MTS 같은 앱이 없어서 홈페이지에 가서 보는게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또 보유자산도 수익률이 %로 표시되지 않는 점도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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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만원 육박 비트코인 ‘부담’..10만원 어치만 매수
비록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는 있었지만 상황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대세 중의 대세’ 비트코인을 사야 수익이 날 것 같았다.
400만원에 육박하는 1비트코인을 사기에는 부담이 돼서 10만원 어치를 사보기로 마음 먹었다. 한꺼번에 가능한 돈을 모두 투입할까 하다가 ‘주식의 정석’대로 분할 매수를 하기로 했다. 거래 수수료는 빗썸의 경우에는 0.15%였다. 10만원을 입력하니 수수료 219원을 제외한 금액이 표시됐다.
급하게 인력 확충했나..고객센터도 ‘실수’
새로운 것을 접하다 보니 혹시라도 실수할까봐 고객센터에 자주 문의를 했다. 주식 주문하다 ‘매수’와 ‘매도’ 버튼을 잘못 눌러본 사람은 이런 심정을 잘 알 것이다. 그런데 수차례 문의를 하다보니, 친절하기는 했지만 가상화폐 광풍이 불며 급하게 인력을 충원해서인지 상담원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여러번 발견됐다.
홈페이지에 입출금 수수료는 안내가 되어있었지만 거래 수수료가 없었다. 그래서 이를 확인했는데 처음 상담원은 나에게 0.01%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매수 주문을 할 때 계산을 해보니 뭔가 이상했다. 이에 다시 전화를 해서 확인하니 “상담원이 초보인 것 같다. 죄송하다”며 0.15%라고 말해줬다. 이것도 원화 기준이 아니라 통화 기준인 것을 한참 뒤에 내가 알아냈다.
또 홈페이지에 미수 관련한 메뉴가 있어 “주식처럼 신용이나 미수 거래가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주식을 안해봐서 잘 모르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다른 상담원에게 확인했더니 예전에는 신용 거래가 가능했는데 이제는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메뉴가 홈페이지에 그대로 남아있어 혼선을 줬다.
주문을 할 때 치명적인 사항은 아니었지만 내 돈을 지키려면 주말에 카페에 가서 공부를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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