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크리스탈신소재와 로스웰인터내셔널유한회사에 이어 헝셩그룹 등 중국기업들이 잇따라 국내 증시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허위공시 논란이 있었던 원양자원 사태 이후 중국기업들에 대한 불신이 여전한 상황에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만금세기차륜집단유한회사는 지난 26일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케이만금세기차륜집단유한회사는 농업용 트랙터 휠·타이어를 주요 제품으로 하며 지난해 매출 780억원, 당기순이익 144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완구제조업체인 헝셩그룹도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형성그룹의 주력 상품은 봉제·전동·애니메이션완구다. 지난해 매출액 2013억원. 영업이익 392억원을 기록했다.
헝셩그룹은 지난달 수요 예측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금융감독당국이 소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항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요청해 일정을 늦췄다. 중국기업들의 IPO가 잇따르는 이유는 신한금융투자를 중심으로 증권사들이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다 증시에 입성한 중국 기업들의 성적이 괜찮기 때문이다. 올해 초 상장한 크리스탈신소재는 공모가 3000원이었지만 현재 주가는 42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증시에 입성한 로스웰인터내셔널유한회사 역시 주가가 공모가인 3200원을 소폭 웃돌고 있다.
다만 아직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그리 굳건하지는 않다. 코스피시장에 상장한 중국원양자원이 허위 공시로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등 적잖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분식회계로 상장 두 달 만에 증시에서 퇴출당한 중국 고섬 사태 이후 투자자들은 여전히 중국 기업에 대해 불신이 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거래소와 주관사 등이 상장 실적에 쫓겨 무리한 상장을 진행해 투자자들의 손해를 야기했다까지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거래소와 주관사 역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실적보다는 투자자들을 최우선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사전 단계부터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중국 기업들이 국내 증시에 안착하도록 해야 향후 기업 유치와 함께 투자자들도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