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경제학]⑤'대박신화' 노리며 기원전부터 현재까지

고대 이집트·진나라 건축자금 위해 발행
최고당첨금은 15억달러 올해 '파워볼'..한국은 2003년 407억원
  • 등록 2016-03-01 오전 8:20:01

    수정 2016-03-01 오전 8:20:01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복권은 서민들의 삶과 오랜 기간 밀접한 관계를 이루며 ‘대박의 동아줄’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최초의 복권은 언제 등장했을까. 복권은 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서라기 보다 국가가 급한 자금을 마련하고 싶을 때 생겼다. 역사학자들은 고대 이집트 시대에 최초의 복권이 발매됐다고 추정한다. 피라미드를 건설하기 위해 왕정으로서는 자금이 필요했고 비옥한 농토 덕에 서민들 삶이 살만해 ‘복권’을 팔기 좋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원전 63년부터 기원후 14년까지 로마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대에도 전쟁통으로 엉망이 된 로마를 복구하기 위해 복권을 팔아 자금을 마련했다.

동양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 진(秦)나라에서 만리장성을 건축하기 위해 복권을 판매했다. 당시 천자문 중 120개 글자를 대상으로 10개 글자를 맞히면 당첨금을 받을 수 있었다. 45개 숫자 중 6개 숫자를 고르는 현재보다 확률적으로는 더 맞추기 어려웠던 셈이다.

우리나라의 첫 복권은 조선 후기 유행했던 계로 알려져 있다. ‘산통계’(算筒契)가 대표적인데 계원들 이름이나 번호를 기재한 알을 통 속에 넣고 돌리다 밖으로 빠져나온 알로 당첨자를 정하는 방식이었다.

‘계’ 방식이 아니라 현재의 복권과 가장 유사한 인쇄물 형태 복권은 1945년 7월 일본이 태평양전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숭찰’이다. 그러나 이 복권은 바로 다음 달 일본의 항복으로 당첨자가 나오지 않았다.

복권은 광복 후에도 서민들의 친구로 자리 잡았다. 대한민국의 최초의 공식 복권은 1947년 대한올림픽위원회가 발행한 올림픽 후원권이다. 런던 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단의 참가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1등 당첨금 100만원을 내걸고 장당 100원에 140만장을 발행했다.

이후 이재민 구호자금 마련을 위한 후생복표, 산업자금 마련을 위한 애국복권, 만국박람회 개최비 마련을 위한 산업박람회 복표, 무역박람회 복표 등도 등장했다.

정기 발행한 최초의 복권은 1969년 주택은행이 발행한 주택복권이다. 첫 발행 당시 복권 액면가는 100원, 1등 당첨금은 300만원이었다. 당시 서울 집값이 200만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1등에 당첨되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러다 물가가 오르며 1등 당첨금도 1978년 1000만원, 1981년 3000만원, 1983년 1억원으로 올랐다.

1990년대에는 즉석복권이 등장하면서 주택복권 시대가 막을 내렸다. 동전으로 긁어 그 자리에서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편의성 때문에 많은 이들이 즉석복권을 샀다. 그러나 최근에는 즉석복권도 쇠퇴하고 숫자 여섯개를 스스로 고르는 나눔 로또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길고 긴 역사에서 당첨금이 가장 높은 복권은 1월 15억 8600만달러(약 1조 9647억원)가 걸려 있던 파워볼이었다. 두 번째로 당첨금이 높은 것은 지난 2012년 발행한 ‘메가밀리언’ 6억 5600만달러로 알려져 있다.

한편 우리나라 로또 최대 당첨금은 지난 2003년 4월 19회 추첨에서 나온 407억 2000만원이다. 당시 일주일전(18회) 1등 당첨자가 나오지 않으며 금액이 이월된데다 19회 역시 당첨자가 한 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후 로또는 국민들 사이에 ‘대박 신화’ ‘인생 한 방’ ‘ 로또 말고 답이 없다’ 등으로 불리며 현재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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