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빅뱅` 본격화…`마지막 대어` 현대證 매각 급물살?

  • 등록 2015-12-27 오전 9:26:45

    수정 2015-12-27 오전 9:27:01

[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여의도 증권가 인수·합병(M&A)이 서서히 마무리되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마지막으로 남은 대형 매물인 현대증권(003450) 매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KDB대우증권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KB금융지주나 한국금융지주 등이 경쟁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산업은행이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증권을 선정했다. 한국투자증권, KB금융 등이 경쟁을 펼친 이번 인수전은, 자기자본 업계 2위인 대우증권을 품기만 하면 단숨에 1위로 올라설 수 있었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이에 대우증권을 놓친 금융사들이 마지막 남은 대형 증권 매물인 현대증권에 다시 도전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최강자로 도약할 수 있는 또 한 장의 카드이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일본계 사모투자펀드(PEF) 오릭스 프라이빗에퀴티(PE)로의 매각이 추진되다 불발됐다. 재매각이 추진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크다.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과 현대그룹 관계자도 일제히 “매각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바가 전혀 없다”고만 밝히고 있다. 그렇지만 현대그룹 자구책의 일환으로 내년초쯤 다시 매각이 추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관련업체들의 입질이 이어져 의외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KB금융이 현대증권을 손에 넣게 된다면 증권계열 강화를 통해 비은행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자회사 KB투자증권은 규모가 작은 편이라 대형 증권사를 통해 복합금융점포 등 전국적인 영업망을 활용한 새 사업모델도 구상할 수 있다. 현대증권은 자기자본이 3조2000억원에 달한다.

옛 우리투자증권에 이어 대우증권마저 놓친 KB금융은 “현대증권이 아직 매물로 나오지 않은 만큼 언급할 수 있는 부분도 없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일각에선 KB금융이 대우증권 몸값을 가장 낮게 써낸 것이 현대증권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조원 이상이었던 대우증권에 비해 현대증권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덜 부담스럽다. 현대증권측이 오릭스PE와 본계약 체결했던 지난 6월 당시 합의한 매각가는 9400억원이었다.

한국투자증권도 덩치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대우에 비해 현대증권이 한국투자증권에 매력이 떨어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증권 인수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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