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컴캐스트·타임워너 합병에 반대…美케이블업계 `충격`

법무부 책임자급 변호사들, 독과점 우려에 반대 `가닥`
불발땐 컴캐스트-차터 딜 잇딴 무산..재매각도 비용부담
  • 등록 2015-04-19 오전 8:47:54

    수정 2015-04-19 오전 8:47:54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케이블TV업계 1위인 컴캐스트와 2위인 타임워너케이블(TWC)간 초대형 인수합병(M&A)이 미 법무부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번 딜이 무산될 경우 자칫 관련업계 다른 M&A 딜도 차례로 불발되는 등 업계에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무부, 양사 합병에 반대 `가닥`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컴캐스트와 타임워너케이블간 M&A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는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내 책임자급 변호사들이 이번 합병에 따른 케이블TV 업계내 독점 우려로 인해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하는 권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만약 법무부가 이같은 권고를 받아들여 합병을 막거나 반독점법 위반으로 제소할 경우 452억달러에 이르는 이번 딜이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컴캐스트는 지난해 2월 업계 4위사인 차터커뮤니케이션을 제치고 타임워너를 인수할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미국내 소비자 단체들도 케이블시장의 불공정 경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양사 합병을 반대하고 있다. 실제 케이블 업계 1, 2위 사업자인 컴캐스트와 타임워너가 하나로 합칠 경우 가입자 3000만명에 이르는 거대 회사로 탈바꿈해 케이블 시장의 30% 가량을 장악하게 된다. 이 경우 케이블 요금 인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법무부 최종 입장을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법무부가 반대해도 연방통신위원회(FCC) 승인이 남은 상태다. 이에 대해 양사도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동안 컴캐스트는 이번 합병으로 인터넷 속도가 더 빨라지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확대돼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무산땐 케이블업계 후폭풍 거셀듯

그러나 법무부내 반대 입장으로 인해 이번 딜이 무산될 경우 케이블TV 업계에는 큰 파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단 가장 큰 피해는 컴캐스트가 받게 된다. 최근 통신회사나 위성TV 사업자는 물론이고 넷플릭스와 같은 웹서비스 업체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는 컴캐스트가 이들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갖지 못하게 된다. 또 법무부가 합병에 동의하는 대신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도시에서의 케이블과 광대역 인터넷 자산을 매각하는 조건을 요구할 경우에도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영향은 차터커뮤니케이션에게도 미칠 전망이다. 타임워너 인수에서 밀린 차터는 대신 컴캐스트로부터 390만명에 이르는 케이블TV 가입자를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컴캐스트가 타임워너를 인수하지 못할 경우 이 딜도 무산될 수 있다. 아울러 차터가 인수하기로 한 브라이트하우스 네트워크와의 딜도 불발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회사를 인수할 곳을 다시 찾아야 하는 타임워너의 몸값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여 업계에는 부담이다. 지난해에도 차터와 컴캐스트가 경쟁하는 과정에서 가격 협상이 어려움이 컸고, 타임워너는 그 덕에 주가가 13%나 올랐다. 맥쿼리캐피탈은 다시 협상이 시작된다면 타임워너의 몸값이 지난해 132.5달러에서 이번에는 주당 150~160달러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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