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박근혜정부가 대북·외교 분야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이유로 지나친 원칙 중심주의를 꼽았다. 현 정부의 원칙이 틀렸다는 게 아니라 기준에 함몰된 나머지 전술적인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자리만 맴돌고 있는 한일·남북 관계
박근혜정부 들어 한-중 관계는 많이 개선됐지만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는 ‘대북’ 문제를 놓고 미묘한 기류가 엿보인다. 우리 정부가 남북 대화 재개를 시도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북한 붕괴론’까지 언급하며 대북 제재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어서다.
대북 정책의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주무부처 장관으로부터 “2년간 사실상 진전이 없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화제와 논란거리가 된 ‘통일대박론’은 슬로건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외교 정책의 새로운 청사진으로 꺼내든 ‘동북아 이니셔티브’도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으로 치달으면서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원칙보다는 실리·진전 추구하는 전략이 필요
전문가들은 3년차에 들어선 박근혜정부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대북·대일 과제는 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책마련이라고 입을 모았다.
양 교수는 “북한을 일단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서 협상해야 한다. 대화제의도 기존 제의에 호응이 없으면 비공개 접촉, 특사 교환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종문 한신대 일본학과 교수는 “역사 문제에서 한일 정부가 모두 교착상태이기 때문에 기존처럼 무리수를 둬서 양국 관계를 악화시키는 것은 이점이 없다”며 “통화스와프를 포함해 양국의 현안을 각론 차원에서 논의하는 협의체를 만들어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