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B급 회사채 '구원투수' 하이일드펀드, 명과 암

  • 등록 2014-07-31 오전 7:00:00

    수정 2014-07-31 오전 7:00:00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 자금이 몰리며 ‘BBB’급 회사채가 때아닌 호황을 맞았다. BBB급 회사채의 유동성 공급처로 떠올랐지만 혜택이 마무리되는 시점 이후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료=금융투자협회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총 86개가 출시돼 설정액이 7191억원에 이른다.

지난 5월 1000억원을 돌파한 이후 흥국자산운용뿐 아니라 KTB자산운용에서 공모펀드가 하나 더 만들어졌고 특정금전신탁 형태로도 자금이 들어왔다. 투자일임(자문), 사모펀드 등도 늘어나면서 두 달 새 자금 6000억원 가량이 더 유입됐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설정액 30% 이상을 신용등급 ‘BBB+’등급 이하 채권이나 코넥스시장 상장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5000만원에 한해 종합소득세 대신 원천세율 15.4%가 적용된다.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에 힘입어 예상과 달리 하이일드펀드에 자금이 쏠려 BBB급 회사채 발행이 활기를 띠고 있다.

AJ네트웍스는 올해 처음으로 BBB급 가운데 수요를 채웠다. 300억원 발행에 유효수요가 410억원이 들어온 것. 이어 발행된 쌍용양회, 이랜드리테일의 경우 수요예측 참여율이 100%를 넘었을 뿐 아니라 금리도 희망금리밴드 하단 수준으로 낮췄다.

아주산업도 하이일드펀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 당시 전량 미매각됐지만 이번에는 기관이 일부 사갔다. 기관의 러브콜에 BBB급 회사채 미매각률은 지난해 월 평균 86%를 웃돌았지만 이달 들어 22%까지 뚝 떨어졌다.

이같은 BBB급 회사채 호황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편입가능한 BBB급 이하 회사채가 제한적인 탓이다. 한국기업평가만 봐도 평가대상 업체 중 BBB급 기업은 12%에 불과하고 BBB급 아래 투자부적격(투기)등급까지 합쳐도 24%에 남짓하다. 여기에서 부도 가능성이 적고 비교적 우량한 기업을 추려내자면 투자할 만한 대상은 더욱 좁혀진다. 한 기관은 이랜드리테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희망금리밴드 하단보다 70bp(1bp=0.01%포인트) 더 낮은 금리를 적어내기도 했다.

펀드 환매 요청이 들어왔을 때 이를 되팔 수 있는 유통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점도 발목을 잡는다. 공모형이 2개인 데 비해 사모형이나 투자일임, 특정금전신탁 등이 많은 까닭도 이 때문이다.

일례로 KTB자산운용은 공모 하이일드펀드 설정할 때 기간을 정해놓고 420억원만 모집했다. 사모 형태로는 1430억원까지 모집한 데 비해 적은 금액이다. KTB자산운용 관계자는 “개방형 펀드는 투자자 관리가 어려운 반면 사모형 펀드는 펀드 내 자금 유출입이 더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크레디트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7년 하이일드펀드 출시 당시 펀드 환매 요청에 보유채권을 평가가격 대비 헐값에 매도하면서 펀드 성과가 부진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며 “유통시장이 협소해 환매 요구를 감당키 어려운 만큼 보완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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