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稅테크형 해외이전 기업 "탈영병들" 맹비난

"차라리 美기업이라 하지말라"..경제적 애국주의 강조
11월 지방선거 노린 `반격카드`로도 해석
  • 등록 2014-07-25 오전 7:35:49

    수정 2014-07-25 오전 7:35:49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법인세를 내지 않으려고 자신의 시민권을 포기한 채 인수합병(M&A)까지 하면서 해외로 본사를 옮기는 미국 기업들은 탈영병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LA 시내 한 기술대학 캠퍼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소위 세(稅)테크용 M&A에 나서고 있는 미국 기업들을 겨냥해 이처럼 맹비난을 퍼부었다. 일각에서는 오바마가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시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시내에 있는 한 기술대학 캠퍼스에서 가진 연설에서 이같은 기업들의 행위를 비난하면서 “기업들이 새로운 경제적 애국주의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 “이처럼 경제적 이득만을 노리고 세금을 회피하려는 기업들로 인해 중산층의 세 부담만 늘어난다”고 꼬집으며 “미국 납세자가 되지 않으려는 기업들은 차라리 자신들을 미국 기업이라고 부르지도 말아야 한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가 이같은 기업들의 법인세 회피용 M&A를 막기 위해 속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포괄적인 이민법 개정이 의회 반발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가운데 경제 회복세도 둔화되자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조세 형평성 문제를 새로운 화두로 꺼내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 이번주 웨스트코스트에서 열린 후원 행사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를 거론하며 “공화당 의원들은 대다수 유권자들의 이해를 희생시키면서 부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 1982년 이후 지금까지 41곳 정도의 미국 기업들이 법인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조세피난처 등으로 본사 주소를 이전해왔다. 최근에는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해외 M&A를 통해 본사를 해외로 옮겨 세금을 줄이고자 하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 22일 존 와이든 미 상원 재정위원회 위원장이 공청회에서 “25곳에 이르는 미국 기업들이 이같은 절세용 해외 이전이나 인수합병(M&A)을 검토하고 있는데, 월가 투자은행들이 이들 기업을 부추기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미국 재무부와 민주당은 이같은 M&A의 승인 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제동을 거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미국 기업들은 M&A 대상인 외국 기업의 이전 주주들이 합병 기업의 지분을 20% 이상만 보유하면 언제든 과세 대상이 되는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 수 있는데, 이 법안에서는 본사 이전을 위한 지분율 기준을 20%에서 50%로 대폭 높이겠다는 것.

반면 공화당은 법 취지에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지만, 이같은 법을 소급 적용하려는 정부와 민주당내 행보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있다. 정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지난 5월8일 이후 합의돼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는 M&A 딜까지 소급 적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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