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시멘트가 고의로 동양파워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실권주를 발생시켜 오너일가가 장악한 그룹 계열사에 알짜 동양파워 지분을 헐값에 넘겼다는 의혹이 그것. 당초 동양시멘트가 동양파워 지분 96%를 보유한 대주주였기 때문에 향후 동양그룹 5개 계열사 법정관리 하에서 진행될 진행될 동양파워 지분 처리 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8만원 가치 주식을 5000원 헐값에 매입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양레저는 지난 5월 동양파워의 유상증자에 참여, 총 135억원을 투자해 270만주(25%)를 인수했다. (주)동양도 96억원을 투자해 동양파워 주식 192만주(16%)를 확보했다. 두 회사의 동양파워 유상증자 참여는 대주주인 동양시멘트(038500)가 우선배정 받은 유상증자 물량을 포기하면서 이뤄졌다. 동양시멘트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동양파워 지분율도 기존 96%서 55%로 뚝 떨어졌다.
문제는 동양레저와 (주)동양(001520)이 시장 가치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동양파워 지분을 인수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동양파워 주식을 주당 5000원인 액면가에 사들였으나 동양파워가 올해 초 정부의 ‘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른 삼척화력발전소 사업자로 확정되면서 회사의 가치는 크게 올랐다.
삼척 화력발전소 수주 전 액면가 기준으로 동양파워의 회사 가치는 309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발전소 운영권을 따낸 후 회사의 가치는 시장에서 약 5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화력발전소 사업권 획득 후 동양파워의 주당 시장 가격은 액면가 5000원에서 8만원으로 16배나 오른다. 동양파워의 가치가 1조원에 달한다는 동양그룹의 주장을 따르면 주당 가격은 최대 32배 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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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익은 현재현 회장 등 오너일가의 이익과 직결된다. 동양레저는 현 회장과 그의 장남 현승담 동양네트웍스 대표가 지분을 각각 30%와 20%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지분도 동양네트웍스(030790)의 자회사 동양온라인(30%)과 동양인터내셔널(10%), 동양파이낸셜대부(10%) 등 그룹계열사가 100% 지배하고 있다. 그룹 지주사 격인 (주)동양의 현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도 70%에 달한다.
이 때문에 기존 대주주인 동양시멘트가 현 회장 일가를 위해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동양시멘트는 삼척화력발전소 수주전이 본격화된 지난해 10월 그룹 실세라 의혹을 받고 있는 김철 동양네트웍스의 최측근 이상화 씨를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이상화 대표 사임으로 현재 동양시멘트 법정관리인 역할을 맡고 있는 김종오 대표는 지난해 11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만약 동양시멘트가 지난 5월 동양시멘트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면 동양파워의 보유 지분율 96%는 그대로 유지되고 법정관리 하에서 동양파워를 매각해 유입할 수 있는 현금 규모도 달라진다. 법정관리를 받는 동양시멘트의 채권자들과 주주들이 향후 진행할 동양파워 매각 과정에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이유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동양레저와 (주)동양이 계열사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도 의문”이라며 “삼척 화력발전소 수주로 가치가 오른 알짜 동양파워 지분을 오너 일가 영향력이 강한 계열사에 분배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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