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한 회사채 발행 규모는 5조1900억원으로 전달보다 1392억원 줄었다. 투자심리는 더 차갑다.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한 비율은 60.2%에 그치며 올 들어 처음으로 100% 이하로 떨어졌다. 5월까지 평균 참여율이 129%였음을 감안하면 70%포인트나 급락한 셈이다. 그만큼 미매각 회사채가 많았다는 얘기다.
최고 신용등급을 가진 금융지주회사들에게도 충격파가 전해지고 있다. 본드웹에 따르면 그동안 꾸준히 축소되던 금융지주회사의 신용 스프레드가 다시 확대되고 있다. 신용 스프레드는 국고채와 회사채 간 금리 차이를 말한다. 스프레드 확대는 그만큼 회사채 금리가 높아진다는 얘기다.
KB금융과 우리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의 스프레드는 지난 2월 19bp(1bp=0.01%포인트)까지 내려갔다. 회사채 시장에 자금이 풍부해지면서 스프레드도 좁혀졌다. 하지만 지난 1일 현재 금융지주의 스프레드는 최고 35bp까지 올라간 상태다.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융지주 역시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가 평가한 농협금융의 신용등급은 AAA, 등급전망도 ‘안정적’이다. 그런데도 기관들은 농협의 회사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농협금융이 수요예측을 실시하기 전날인 19일(현지시간),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공식화하면서 금리 변동성이 커진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 전에 회사채를 사겠다고 의사를 표시했던 기관이 있었지만 당일 금리가 확 오르면서(채권값 하락)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금리가 급등하면서 발행자는 조달 비용 증가에 부담을 느끼고, 투자자는 리스크 관리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회사채 시장 정상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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