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 엿보기]공격보다 방어가 우선

  • 등록 2012-11-21 오전 7:40:34

    수정 2012-11-21 오전 7:40:34

[KDB대우증권 PBclass 갤러리아 김형렬 센터장] 글로벌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둔화와 재정절벽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JP모건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올해 2.2%에서 내년 2.1%로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연합(EU)도 최근 27개 회원국의 내년 예상 경제성장률을 1.3%에서 0.4%로 하향 조정해 유럽 재정위기가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 부진의 주요 원인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미국과 중국에서 경기를 부양할 가능성은 있지만, 공격적인 재정정책을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여전히 국내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또, 국내 여건도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 시장 침체, 급격한 환율 하락 등으로 전망이 밝지 않다. 가계부채는 6월 말 기준 922조원 수준으로 ‘1000조원’을 앞두고 있고, 소비심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가격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소비둔화가 내수를 짓누를 가능성이 크다. 이런 국내외 어려운 현실에서 최근 슈퍼리치들의 동향을 살펴보면 ‘현금이 최고’라는 심리가 어느 정도 녹아있는 듯하다. 이들이 선호하는 단기 현금성 자산에는 주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머니마켓랩(MMW)과 만기 3개월 미만의 채권이나 신탁상품 등이 포함된다. 부자들은 경기 불황과 재정절벽 등 전반적인 경제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위험 자산보다 현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정치·경제적 불확실성과 연동해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슈퍼리치들은 절세에 민감하다. 자산을 불리기보다는 방어에 집중하는 것이다. 슈퍼리치들은 리스크를 안고 공격적으로 투자하기보다 자산을 안정적으로 지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에 절세를 내세운 연금보험 등이 최근 이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보편적 복지라는 정치적 영향에 따른 조세변경에 대한 부담감에서 비롯된다. 지난 8월 세법 개정으로 고액자산가가 절세수단으로 활용해온 즉시연금보험의 비과세 혜택이 올해 연말로 폐지되기 때문에 장기저축성보험의 일종인 ‘즉시연금’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한편, 일부 슈퍼리치 중에서는 리스크를 안고서라도 공격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연말과 내년 초 주가상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을 찾는 고액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1년 고점 대비 20~30% 하락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간혹 투매성 매도가 이어지기도 하며 악재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가격 매력도는 그만큼 높아지고 있으나 연말까지 미국, 유럽, 중국 등 각국 정부가 해결해야 할 난제가 남아 있어 글로벌 경기와 유사하게 움직이는 대형 우량주일수록 직접투자에 나서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다만, 최근 변동성이 확대되며 낙폭을 키우는 종목들이 나오고 있어 개별 종목을 대상으로 하는 ELS의 상품 매력이 커지고 있다. 대형주 중 하방경직성이 강화되고 있고 안정성이 높아진 가운데 투자자 의 성향에 따라 조기 상환주기(3·6개월)의 기대수익률을 따져 다양한 스펙트럼의 ELS투자를 할 수 있다. 레알화 메리트가 부각되는 브라질채권 등 해외채권에 대한 슈퍼리치들의 관심도 최근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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