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강남권의 인기 물건이 나온 경매 법정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었지만, 요사이는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모습이다.
◆유찰 또 유찰… 얼어붙는 강남권 경매 시장
최근 ‘타워팰리스’, ‘대치동 은마’, ‘서초동 삼풍’ 같은 서울 강남권의 상징적 아파트들이 경매 시장에서 줄줄이 유찰되면서 심지어 경매가가 공시가격 밑으로까지 떨어지는 수모를 당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은 경쟁률이 3대1에 불과하고, 그나마 낙찰도 잘 안 된다. 최근 2주 동안 강남권 아파트 19개가 경매에 나왔지만 불과 4건만 낙찰됐다. 4월 24일과 지난 1일 타워팰리스 66평형과 72평형이 새 주인을 찾지 못했고, 서초동 삼풍 50평형 등 서초구의 7건은 모두 유찰됐다.
◆서울은 파리 날리고 경기·인천은 경매 고공 행진
서울과 경기·인천의 열기가 크게 엇갈리는 게 최근 경매 시장의 특성이다. 예전에 수도권으로 묶여 비슷한 흐름을 보이거나, 서울이 훨씬 뜨거운 관심권이었던 것과는 크게 대조된다는 분석이다.
반면 경기도와 인천 지역은 경매 시장이 식지 않은 열기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경기도의 낙찰가율은 102%로 상승하며 100% 선을 회복했다. 특히 군포(낙찰가율 131.8%)·안산(122.7%)과 신도시 중 산본(131.8%)·일산(113.8%) 등은 고공행진 중이다. 인천도 최근 낙찰가율이 99%로 올라서며 경매 시장에 투자자들이 모이고 있다.
◆공매 시장에도 매물 늘어
올해부터 2주택 소유자에게 양도세를 50%까지 매기는 정책이 실시되면서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진행하는 공매 시장에도 매물이 늘고 있다. 자산관리공사는 지난 1996년부터 ‘1가구 2주택자’를 대상으로 여분의 주택을 공매로 팔아주는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소득세법 시행규칙 83조 등에 따라 ‘1가구 2주택자’들이 여분의 주택 매각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자산관리공사에 공매 매물로 내놓으면 주택을 팔 의사가 확실한 것으로 보고 ‘1가구 1주택’으로 간주한다. 설사 늦게 팔리더라도 양도세 50% 중과세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양도세 절세를 위한 공매 물건은 지난 1월 5건에서 4월에는 28건으로 크게 늘었다.
경매와 공매 시장에 저렴한 매물이 늘어나면 실수요자들이 싸게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진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 경·공매 시장 투자에 나설 때는 ▲시세의 하한선을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관리비 체납 여부를 꼭 확인하며 ▲낙찰 물건의 미래 가치를 꼼꼼히 따지고 ▲대출 가능액을 정확히 알아보라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