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기업들의 회계처리에 대한 불신감이 장세를 짓누른 가운데 5일 뉴욕증시는 다소 엇갈린 내용의 재료들이 부각되면서 장중 내내 좁은 변동폭 내에서 지수들이 밀고 당기는 표류장세로 일관했다. 새로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대체로 실망스러웠던 데다 시에나의 실적악화 경고가 부담스러웠지만 GE의 긍정적인 실적전망이 그런대로 장세를 지탱하는 힘이 됐다.
나스닥지수는 시에나의 실적악화 경고로 개장초 약세로 출발한 뒤 몇차례 반등시도가 무산된 끝에 어제보다 0.92%, 17.01포인트 하락한 1838.52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지수 역시 나스닥지수와 거의 유사한 궤적을 그리기는 했지만 긍정적인 실적전망을 내놓은 GE의 영향으로 나스닥지수보다는 선전하는 모습이었다. 지수는 어제보다 0.02%, 1.66포인트 하락한 9685.43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위주의 S&P500지수도 어제보다 0.40%, 4.42포인트 하락한 1090.02포인트를 기록했고, 소형주중심의 러셀2000지수 역시 어제보다 0.27%, 1.27포인트 하락한 468.69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 반도체 ·H/W 약세 반도체장비는 상승
반도체와 하드웨어주는 기술주들의 전반적인 하락세와 흐름을 같이 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일대비 0.79% 떨어졌고 골드만삭스 하드웨어지수는 1.84% 하락했다.
반도체 장비업종은 전일의 상승세를 조금이나마 이어가는 모습이었다. 전일 골드만삭스가 반도체 장비업종에 대한 투자등급을 기존 "시장수익률(market weight)"에서 "시장수익률 상회(market overweight)"로 상향조정, 상승세를 탔던 KLA-텐커와 노벨러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 등의 주가는 소폭이나마 올라 각각 0.96%, 0.69%, 1.0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주가는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지난 주말 마이크론 테크놀러지 애널리스트 미팅에서 메릴린치의 애널리스트 조 오샤가 D램산업이 수익성을 회복하고 있음을 투자자들에게 확인시켜 준데 영향을 받아 마이크론테크놀러지 주가는 0.15% 올랐다. 한국의 하이닉스반도체와의 인수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것도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LSI로직이 1.38%, 인텔이 0.53% 떨어졌다. 조 오샤가 당분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한 어드밴스트 마이크로 디바이스(AMD)가 3.12% 하락했다.
하드웨어주도 약세를 나타냈다. 선마이크로시스템즈가 2.40% 떨어졌고 휴렛팩커드과 컴팩이 각각 2.95%, 1.64%씩 떨어졌다. 게이트웨이가 5.14% 하락했고 델컴퓨터가 1.04% 떨어졌다. 반면 애플은 0.39% 상승했다.
◇ 실적악재..통신 업종 약세
네트워킹 업종에서는 광통신 업체인 시에나의 부정적인 실적 전망이 업종 전체에 부담이 됐다. 시에나는 1분기 실적이 월가의 전망치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전체 직원의 12%를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2분기 예상수입도 1분기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시에나는 어제 이어 오늘도 11% 급락했으며 이 여파로 JDS유니페이스가 6.79%, 코닝이 12%, 시커모어가 6.6%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밖에 노텔과 루슨트 등도 하락해 이날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는 전일 대비 3.45% 내렸다.
통신업종에서는 스프린트의 실적 전망 악재로 인한 급락 여파가 결정적이었다. 스프린트는 전일 월가의 전망치를 소폭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발표했으나 올해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혀 무려 13%나 급락했다.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는 이 회사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해 약세를 부채질했다. 이밖에 월드컴이 14%의 하락률을 기록했으며 AT&T 퀄컴 등이 약세를 보였다.
인터넷 업종에서는 올해 큰 폭의 실적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프라이스라인닷컴이 15% 이상 급락했다. 회사측은 취약한 가격 환경과 항공기 산업의 침체가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은 전일 4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으나 부채 부담이 불안감을 고조시켜면서 8% 이상 떨어졌다. 이밖에 업종 대표주인 AOL타임워너와 야후, B2B 업체인 커머스원과 버티칼넷 등이 약세를 보여 이날 골드만삭스 인터넷 지수와 메릴린치 B2B 지수는 각각 4.34%, 4.30%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소프트웨어 업종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강보합세를 나타냈으며 오러클은 2% 가까이 하락했다. 골드만삭스 소프트웨어 지수는 2.65% 떨어졌다.
◇ 생명공학 반등..금융 약세
기업의 신뢰성이 연이틀 증시를 뒤흔드는 재료로 부각된 가운데 경기에 민감한 금융업종이 5일 또다시 하락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개장초 급락 양상은 다소 진정된 모습이었다. 아멕스 증권지수는 1.11%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은행지수도 0.73% 떨어졌다.
은행주에서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가 각각 0.84%, 0.77% 하락한 가운데 뱅크원과 뉴욕은행도 0.60%, 2.61%씩 떨어졌다. 또 JP모건체이스는 장중한때 7% 이상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후 5.04% 하락한 상태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반면 시티그룹은 1.13% 상승해 전체업종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
증권주도 약세를 면치못했다. 골드만삭스가 1.77% 떨어진 가운데 메릴린치, 모건스탠리딘위터, 리먼브라더스 등도 일제히 1%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베어스턴스도 0.46% 내렸다.
UBS워버그증권은 온라인 증권사를 통한 거래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는 투자보고서를 발표했다. UBS는 그러나 수익성과 바로 직결되는 부분은 미약하다고 덧붙었다. 챨스스왑은 0.83% 상승한 반면 E*트레이드는 6.49% 떨어졌다.
생명공학업종과 제약업종은 그동안의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나스닥생명공학지수는 1.33% 상승했으며 아멕스제약지수도 0.54% 올랐다.
분식회계 우려로 전일 10% 이상 급락했던 항암제 개발업체 세펄론이 3.25% 상승하며 다소 진정된 모습을 나타냈으며 업종대표주자 암젠도 0.55% 올랐다. 이뮤넥스가 1.39% 오른 가운데 사이론, 메디뮨도 상승세를 기록했다.
제약업종에서도 아일랜드 제약업체 엘란의 부진이라는 악재를 비교적 잘 극복했다. 엘란은 오늘도 5.79% 하락했으나 화이자와 브르리톨마이어가 각각 2.04%, 0.48% 상승해 공백을 훌륭하게 채웠다. 또 머크가 1.84% 상승했으며 일라이릴라이도 0.87%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