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참여연대가 외국인 투자자의 대리인으로 태광산업의 대주주와 외국인 주주간 갈등에 개입할 예정이다. 25일 태광산업에 따르면 태광산업 지분 2.9%(3만2330주)를 보유한 말레이시아계 투자기관인 BBH KBMW(가칭 오버룩 인베스트먼트)사는 최근 태광산업에 "경영 투명성과 책임성에 대해 독립적인 감사선임을 제안한다"며 독립 감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정식 요구했다.
이에 따라 태광산업은 내달 14일 중구 장충동 본사강당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키로 하고 이번주부터 주주들에게 임시주총 소집통지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BBH KBMW는 상법상 주총 소집을 요구할 수 있는 지분율 3%에는 미달되지만 의결권있는 주식만을 기준으로 할 경우 태광산업 자사주분이 제외돼 주총 소집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BBH KBMW는 특히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진욱 변호사(집현전 합동법률사무소)를 추천,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이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BBH KBMW의 한국측 대리인이 참여연대 소속 김주영 변호사여서 참여연대소속 변호사가 독립감사로 추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기관과 참여연대가 손을 잡고 태광산업에 경영 투명성을 요구하고 나선데는 우선 회사의 낮은 배당과 내향적인 경영스타일이 1차적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태광산업은 업계내에서도 보수적인 경영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는데다 주요 경영 결정사항에서 대주주의 독단적 결정이 내려져 외국인 투자자의 반발을 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와 함께 그동안 주가가 폭락,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증폭됐다. 신한증권의 김동원 애널리스트는 "태광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수가격대가 37만~40만원대였던 반면 지금은 23만원수준에 불과하다"며 "이 때문에 지난 3월주총에서는 BBH가 현금배당 600%, 주식배당 100% 등의 요구를 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를 대리인으로 내세운 외국인 투자기관과 태광산업간 갈등이 더욱 확산될지 여부는 현재로선 분명치 않다. 태광산업은 소액주주지만 외국인 투자기관과 마찰을 빚을 경우 신뢰도 하락, 브랜드 타격 등 적지 않은 피해를 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600억원 가량이면 공개매수를 통해 주식을 사들일 수 있어 회사가 외국인 주주의 경영권 간섭을 차단하기 위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이 경우 외국인 투자자를 포함, 소액주주들이 투자손실을 보전할 기회도 예상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