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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달자(81) 시인은 11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연 ‘교보손글씨대회’ 시상식에 참석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의 수상에 감격해 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회의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달자 시인은 이날 현장에서 기자와 만나 “교보생명 창립자 신용호(1917~2003) 회장이 어느 날 나를 사무실로 부르더라”며 1990년대 초 노벨문학상과 얽힌 일화 하나를 꺼내놨다.
그는 당시 신용호 초대회장이 “문화재단을 만들려고 한다더라. 우리나라에 훌륭한 문인들이 많이 있어도 노벨문학상을 못 받는다며 1992년 만든 게 대산문화재단”이라고 했다. 이어 “이듬해 그렇게 시작한 번역출판지원 사업이 30년을 조금 넘었는데, 올해 한강이 드디어 노벨상을 받았다. 우리가, 그리고 신회장이 해냈다고 마음속 깊이 소리쳤다”고 기뻐했다.
교보손글씨대회는 손글쓰기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다양한 손글쓰기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교보문고, 대산문화재단, 교보생명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다. 지난 2015년부터 10년째 진행하고 있는 교보의 메세나 활동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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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작품이 처음 세계인에게 주목받은 것은 2016년 맨부커상을 수상한 ‘채식주의자’부터다. 이 책이 영국에 소개된 데에는 교보생명 산하 대산문화재단의 공이 크다. 재단이 채식주의자의 영미판 출간을 위해 영국의 출판사 포르토벨로 북스와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를 번역사업자로 선정하고, 관련 자금 전액을 지원해 2015년 1월 해외에 처음 소개됐다.
한강의 다른 작품 ‘소년이 온다’를 비롯해 ‘작별하지 않는다’ 등도 영어, 독일어, 불어, 스페인어로 옮겨졌다. 재단은 세계화할 가치가 있고 해외 수상 가능성이 있는 한국 문학작품을 매년 8월 선정해 번역 자금을 지원한다. 1993년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언어로 번역 출판한 문학 도서는 약 400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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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포스트 한강’이 계속 나오려면 정부의 지원 정책은 물론 기업들의 활발한 메세나 활동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곽효환 전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이제 세계문학으로서의 한국문학이 시작됐다”며 “정부나 기업들이 좀더 촘촘한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출판인회의도 성명을 내고 “이번 쾌거를 한국 문학과 출판계를 위한 건강한 자양분으로 삼기 위해서는 실효성 있는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강의 수상 하루 뒤인 11일 ‘제38회 책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한국에 첫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한강에 감사를 표하며 출판계 지원을 거듭 약속했다. 유 장관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한국문학이 세계문학의 중심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문학 작가들이 마음 놓고 창작하고, 한국문학이 해외 많은 독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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