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감 느껴” 정유정, 살인 3일 전 父에 예고 전화, 왜

  • 등록 2023-06-27 오전 6:18:05

    수정 2023-06-27 오전 9:16:26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과외 앱으로 알게 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정유정(23)이 피해자를 111차례 치르는 등 잔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범행 3일 전에는 아버지에게 살인을 예고하는 발언을 했던 것으로도 나타나 그 배경이 주목된다.
또래 여성을 살해한 정유정이 살인 3일 전 아버지에 이를 예고하는 전화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부산경찰청, 연합뉴스)
27일 검찰에 따르면 정유정은 범행 당시 피해자를 흉기로 111차례 찌른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의 온몸을 찔렀으며 특히 피해자의 시신을 유기하기 전에는 지문 감식을 피하기 위해 관련 부위 등을 훼손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JTBC에 따르면 정유정은 자신의 범행을 아버지에 예고하기도 했다. 범행 3일 전 그는 아버지와 2시간 동안 통화를 하며 그간 서운했던 감정을 토해내는 등 자신의 감정을 나타냈고, 어릴 적 어려웠던 환경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큰일을 벌일 예정이고, 일을 저지르면 감당이 안 될 것’, ‘일을 저지르고 나도 죽겠다’라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이는 정유정이 부모와 어린 시절부터 떨어져 살며 할아버지와 살던 과정에서 부모에게 배신감과 좌절을 느꼈던 것으로 보여지는 대목이다, 대입과 공무원시험 준비에 실패한 이후에는 ‘존속 살인’을 검색한 흔적도 나왔다.

실제 정유정은 검찰 진술에서 “아버지 재혼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잘 맞지 않는 할아버지와 계속 살아야 해 좌절했다”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정유정의 심리분석을 실시하고 범행 배경에 대해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 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사이코패스적인 성격이 어우러져 범행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바 있다.

또 ‘애정을 갈구했던 아버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제 3자에게 피해를 주려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던 바,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안 죽이면 분이 안 풀린다’는정유정의 메모를 뒷받침하는 배경으로도 읽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산지검 전담수사팀은 지난 21일 정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 유기 및 절도로 구속기소했다. 재판 기일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정유정은 국선 변호인을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부산구치소에서 독거실을 사용하며 다른 수감자와 마주치지 않는 그는 자신의 방어권을 준비하는 데에 힘을 쏟고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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