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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파 파월에 미 증시 ‘털썩’
2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55% 급락한 3만2147.7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50% 내린 3759.69를 기록했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3.36% 떨어진 1만524.80에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이번주 들어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3.36% 내린 1789.14를 기록했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단연 제롬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었다. 파월 의장은 이날까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25~4.00%로 75bp(1bp=0.01%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한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금리 인상 중단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여전히 지속적인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못 박았다.
그는 기자회견 초반만 해도 “(긴축 속도를 늦출)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그것은 다음 회의일 수도 있고 그 다음 회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긴축 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인상 중단을 두고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은 시장에 비둘기파로 보이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 인사들은 이날 파월 의장이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브랜디와인 글로벌의 잭 매킨타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파월 의장의 어조는 상당히 매파적이었다”며 “비둘기파의 신호는 없었다”고 말했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전략가는 “연준이 긴축 속도를 늦추는 쪽으로 기울면서 월가에 크리스마스가 일짝 찾아온 것처럼 보였다”며 “그러나 기자회견 때는 비둘기파로 보이는 것을 피했다”고 분석했다. 웰스파고의 마이클 슈마커 거시전략 책임자는 “(비둘기파 신호를 보낼 것으로) 기대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달 금리를 4.25~4.50%까지 올리며 빅스텝을 밟을 확률은 이날 오후 현재 56.8%로 절반을 넘었다. 자이언트스텝(43.2%)보다 긴축 속도를 줄인다는데 기운 셈이다. 그러나 내년 3월~9월 총 6번의 FOMC에서 5.00~5.25% 확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5%를 넘는 최종금리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3대 지수는 오후 2시 연준의 통화정책 성명이 나온 직후 긴축 속도조절 기대감이 커지자 이내 상승 전환했다. 하지만 오후 2시30분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갑자기 급락했고, 장 마감에 가까워질수록 낙폭을 키웠다.
“파월 언급, 기대와 달랐다”
이날 나온 고용 지표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방증했다. ADP 전미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은 23만9000개 늘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19만5000개 증가)를 웃돌았다. 직전월인 9월 당시 증가분(19만2000개)보다 더 많았다. 파월 의장은 “(뜨거운) 노동시장이 완화하고 있다는 사례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연준이 주도하는 수요 파괴의 초기 신호를 보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은 노동시장의 특정 부문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1% 내렸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81%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84% 오른 배럴당 90.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