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호·이제훈도 줄 섰다… 잠실 ‘그 집’ 직접 가보니[쩝쩝박사]

‘미트파이’로 유명한 연예인 맛집
이른 아침부터 대기줄…파이 6개에 약 6만원
소문난 맛집에 먹을 것 많았다
  • 등록 2022-07-30 오전 9:00:00

    수정 2022-07-30 오전 9:00:00

우리 주변의 궁금한 먹거리, 솔직한 리뷰를 원한다면? ‘쩝쩝박사’가 대신 먹어드립니다. 세상의 모든 맛집을 찾아서.[편집자주]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 인근 ‘송민호 단골집’으로 소문난 카페를 직접 찾았다.(사진=송혜수 기자)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먹어보기 전엔 모른다. 속을 알려거든 한입 먹어보시라”

‘미트파이’가 처음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건 한 장의 사진 때문이었다. 아이돌 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무심코 올린 사진은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 인근의 한 카페 앞에 서 있는 모습이 전부였다. 해당 사진에 송민호는 별다른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곳은 미트파이를 파는 카페였고, 삽시간에 ‘송민호의 단골집’으로 온라인상에 퍼졌다.

배우 이제훈도 다녀갔다. 보다 정확히는 해당 카페에서 이제훈을 봤다는 목격담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아이돌 그룹 위너의 멤버 송민호가 해당 카페를 방문한 모습.(사진=송민호 인스타그램)
도대체 어떤 곳이기에 유명 연예인들이 줄까지 서가며 찾는단 말인가. 미트파이가 그렇게 맛있다고?

지난 주말 해당 카페를 직접 찾았다. 예상대로 오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기자도 서둘러 가게 앞 줄서기 대열에 합류했다.

안양에서 왔다는 유현주(56)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핫하다고 해서 아침 일찍 방문했다”라며 “제 앞으로 40팀이 있어 한 시간 반째 기다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강동구에서 왔다는 양모(26)씨 역시 한 시간 째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양씨는 “인스타그램으로 처음 알게 됐는데 연예인들이 많이 왔다고 해서 궁금했다”라며 “시그니처인 클래식 미트파이를 먹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가게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사진=송혜수 기자)
얼마나 기다렸을까. 마침내 가게에 입장한 기자는 앞사람을 따라 그릇을 챙기고 파이를 종류별로 담았다. 인기 있는 파이는 일찍이 품절 된다는 소문을 들었던 터라 보이는 족족 냉큼 파이를 집었다. 그렇게 담은 파이 6개의 가격은 약 6만 원 정도다.

첫 번째로 맛본 파이는 당연 시그니처인 클래식 미트파이였다. 동그란 미트볼로 속을 가득 채운 이 파이는 과연 대표 메뉴라는 명성이 붙을 만했다. 미트볼은 육즙을 그대로 머금고 있어 부드러우면서도 촉촉했다. 맛은 달콤한 불고기 맛이 났다. 간이 세지 않아 호불호가 갈리진 않을 것 같았다.

가게에서 팔고 있는 각양각색의 파이들 (사진=송혜수 기자)
두 번째는 트러플 치킨 매시다. 트러플 포테이토와 파이의 조화가 배를 든든히 채웠다. 파이 안에는 닭고기와 양송이버섯이 크림과 함께 들어 있었다. 흡사 따뜻한 스프를 먹는 착각이 들 정도로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했다. 매시 포테이토는 트러플 오일향이 진하게 났다.

트러플 치킨 매시 파이. 트러플 포테이토와 곁들여 먹으면 입안 가득 트러플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영상=송혜수 기자)
세 번째는 세사미 커리치킨이다. 닭고기와 매콤한 카레가 들어 있는 파이였다. 이 파이는 앞선 파이에 비해 카레와 후추 향이 조금 강했다. 카레를 좋아한다면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네 번째로 맛본 파이는 베이컨 아보카도다. 앞서 먹었던 파이들과는 달리 이 파이의 경우 재료가 겉으로 나와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파이의 형태가 마치 그릇과 같았다. 재료는 생토마토와 베이컨, 아보카도, 반숙계란이 들어갔는데 샌드위치를 먹는 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베이컨 아보카도 파이. 톡 터지는 반숙 노른자가 영롱하다.(영상=송혜수 기자)
다섯 번째는 맥앤치즈 라구다. 체다치즈를 듬뿍 넣어 꾸덕한 식감이 인상적이었는데, 씹으면 씹을수록 맥앤치즈의 고소함이 입 안 가득 퍼졌다. 단순히 맥앤치즈에만 그치지 않고 잘게 다진 고기를 넣은 토마토 소스가 묵직하고 상큼하게 적당한 간을 냈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스파이시 치킨이다. 이름 그대로 매운 닭고기가 파이 안에 가득 들어 있었다. 특이한 점은 향이었다. 파이를 반으로 갈라보니 향긋하고 알싸한 후추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이름부터 매운 느낌이 물씬 드러나는 파이였지만 맛은 의외로 맵지 않았다.

접시 한가득 담은 파이를 모두 반으로 잘라 보았다.(사진=송혜수 기자)
미트파이는 기원전 9500년경 고대 이집트에서 처음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리, 밀, 호밀과 같은 곡물로 만든 반죽에 꿀을 넣어 만든 음식이 그리스에 전파되면서 고기를 넣은 미트파이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이후 십자군에 의해 중세 유럽에 전파되면서 파이 윗면이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파이 크러스트 형태로 개량되어 오늘날의 미트파이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세계에서 미트파이 소비가 가장 많은 국가는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다. 두 나라에선 미트파이를 편의점과 주유소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한다.
(사진=송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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