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에너지분야 이데일리 대선 공약 검증단인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 조용성 고려대 교수는 두 후보 간 원전에 대한 이견은 있지만, 화석연료 발전 비중을 줄이고 그 빈 자리를 친환경에너지로 채워 가려는 에너지 공약의 방향성은 전 세계적인 흐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가져올 전기요금 상승에 대해, 윤 후보는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문제에 대해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않은 채 선전전에만 치우져 있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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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정책에 있어 이 후보와 윤 후보가 대립각을 세우는 부문은 원전이다. 이 후보는 감원전을, 윤 후보는 친원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후보의 감원전은 건설 중인 원전은 계속 지어 가동하되, 신규 원전은 추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에 반해 윤 후보는 “세계 최고의 K-원전을 통해 미래환경·산업·기술을 선도하겠다”며 탈원전 정책의 백지화를 선언했다. 또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했다.
검증단은 이 후보의 감원전에 대해선 의구심을 제기했다. 감원전은 문재인 정부와 선을 긋기 위해 만들어낸 말일 뿐, 실제로는 탈원전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다. 정 교수는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와 관련해 국민 의견에 맞춰 재고할 수 있다는 발언 외에는 이 후보의 정책은 현 정부와 거의 똑같다”며 “사실상 말장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전략은 2082년까지 원전을 없애겠다는 장기 과제”라며 “탈원전과 감원전은 큰 틀에서 차이가 없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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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윤 후보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가 필요하지만 원전이 있는 만큼 무리하게 보급을 늘릴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검증단은 이 후보의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치가 과하다는 견해를 냈다. 정 교수는 “매년 20GW씩 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하는 것은 유럽연합(EU) 전체와 맞먹는 것”이라며 “전력망에 불안정성을 야기할 만큼 과도한 규모로 판단되며 보급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우려했다. 조 교수도 “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려야 한다는 이 후보의 방향성은 맞지만, 속도에 대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보급이 과속 패달을 밟을 경우 전기요금 상승 등의 후유증이 예상되는데, 이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연 평균 20GW 확대가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투자 비용이 급증해 전기요금 상승 등 국민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은 얘기하지 않고 있다”면서 “현재 수준 이상의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계획을 추진하려면 반드시 비용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임기 내 천연가스(LNG)·석유·석탄 등 화석연료의 발전 비중을 3분의 1로 감축하겠다는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정 교수는 “기후 여건에 의한 간헐성·변동성 등 재생에너지의 한계에 대한 보완책 없이 무턱대고 화력발전 비중을 낮춰선 안 될 것”이라고 짚었다. 조 교수는 “에너지 전환은 기술 개발과 설비 교체 등을 통해 계단식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화석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급격하게 낮추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며, 심각한 후폭풍이 뒤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