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내년 5월부터 유럽 내 체외진단기기에 대한 규제가 시행된다. 현행 지침보다 엄격한 규제가 적용될 전망인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진단키트 수출 등으로 급성장한 국내 진단기업들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바이오협회 리포트에 따르면 유럽의료기술산업협회는 새로운 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제법을 시행한다. 이와 관련 유럽 체외진단 시장 90%를 점유하는 업계를 대상으로 새로운 규제법 준비상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결과, 현행 체외진단의료기기 지침(IVVD)하에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던 3만9844개 기기 중 3만1118개만을 새로운 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제법(IVDR)으로 이전등록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강화된 규정으로 전체 약 22%에 달하는 8726개의 체외진단기기는 내년 5월부터 유럽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IVDD에서는 유럽 내 체외진단기기 8%(3만9844개 중 3302개)만이 인증기관의 인증이 필요했으나, 새로운 IVDR에서는 78%(3만1118개 중 2만4346개)가 인증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리포트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 체외진단기기가 비율상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규제법 시행 이후 대기업 체외진단기기는 2만4769개에서 2만459개로 17.4%↓, 중소기업 체외진단기기는 1만5075개에서 1만659개로 29.3%↓할 것으로 예상됐다.
| 씨젠 코로나19 진단제품.(사진=씨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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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새로운 IVDR이 적용되는 내년 5월 26일부터 최악에는 24%만이 시장에 남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까지 새로운 IVDR에 따라 인증을 받은 체외진단의료기기는 2878개로, 인증이 필요없는 클래스 A(Class A) 등급 6782개를 더한 9660개(전체 3만9844개의 24%)가 최소한 시장에 남을 것으로 관측된다.
새로운 IVDR이 적용되면 훨씬 많은 체외진단의료기기가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시행까지 약 8개월이 남은 현재까지 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기관은 6개에 불과하다. 이는 현재 IVDD하에서 지정된 인증기관 18개에 비해서도 훨씬 부족한 상황이다. 체외진단기업들의 경우 53%가 아직 인증기관과 계약을 하지 않았으며, 계약이 됐다고 응답한 기업들도 얼마나 많은 체외진단기기를 제시간에 인증을 받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국내 진단기업들의 놀라운 성장을 가능케 했던 코로나19 진단키트도 등급이 달라져 더 높은 기준의 인증을 받아야 할 수 있어, 국내 기업들의 대응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리포트는 유럽에 다양한 체외진단기기가 등록돼 있는 국내 기업들은 인증을 받을 것과 포기할 것 등에 대한 검토, 인증기관과의 조속한 접촉 등 유럽의 규제변화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씨젠(096530)이 진단업계 최초로 조 단위 매출 신화를 기록했고,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올해 연 매출 3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등으로 급성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