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신소재 적용해 효율 25.2% 달성

NREL 공식 인증 효율 13번 중 7번 세계 신기록 경신
전자수송층, 페로브스카이트층 제조 기술 개발
서장원 박사 "대면적화·장수명 연구도, 상용화 성큼"
  • 등록 2021-02-25 오전 1:00:00

    수정 2021-02-25 오전 1:00:00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이론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효율의 80.5% 수준까지 도달했습니다. 앞으로 연구가 더 이뤄지면 실리콘 태양전지의 최고효율인 26.7%에도 근접할 수 있습니다.”

서장원 한국화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난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같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화학연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효율을 높일 핵심 소재 기술을 개발하고,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했다.

서장원 화학연 박사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화학연 연구팀은 지난 2009년 일본 연구진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개념을 제시한 이래 태양전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진행해 왔다. 미국신재생에너지연구소(NREL)가 공식 인증하는 최고 효율 신기록을 총 13회 중 7회를 달성하는 등 태양전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이끌고 있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실리콘 태양전지와 비교해 값싼 화학 소재를 이용하고, 낮은 온도에서 용액 공정을 이용해 쉽게 제조할 수 있다. 하지만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광전변환효율(빛을 전기로 바꿔주는 비율)이 낮아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연구팀은 0.1㎠에서 25.2%를 기록하고, 1㎠ 소자에서는 23%의 효율을 달성한 태양전지를 만들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전지를 크게 만들 가능성도 제시했다.

연구팀은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구성하는 층의 소재 중에서, 전압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전자수송층 소재, 전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페로브스카이트 층 소재를 개발해 효율을 높였다. 새로운 전자수송층 소재는 결함이 적어 전자의 이동을 원활하게 만든다. 전자가 잘 이동하면 전지의 전압이 높아지고, 높은 전압은 높은 효율로 이어지는 원리다.

연구팀은 또 빛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는 새로운 페로브스카이트 층 소재 합성법도 만들었다. 페로브스카이트 층 소재는 빛을 잘 흡수하는 검은색 결정과 빛을 잘 흡수하지 못하는 노란색 결정이 섞여 있는데 연구팀은 브롬을 적절하게 투입해 빛을 잘 흡수하는 검은색 결정을 더 안정적으로 확보하도록 소재를 합성했다. 그 결과 전지가 더욱 빛을 많이 흡수해 전류가 높아졌고, 효율이 향상됐다.

이 밖에 전기를 빛으로 바꾸는 발광소자로 활용할 가능성도 보여줬다.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페로브스카이트 발광효율은 약 5~10% 수준이었는데 효율을 17%까지 높였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빛을 흡수해 전기를 만들고, 밝은 빛을 낼 가능성을 증명한 셈이다.

서장원 책임연구원은 “수십년의 연구개발을 거쳐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십여년의 짧은 개발 역사에도 빠르게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면적을 크게 만들고, 수명도 길게 만들기 위한 연구도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상용화도 조만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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