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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광다이오드(LED) 전문기업 세미콘라이트(214310)는 이달 초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의약품 제조 및 판매업’을 비롯해 ‘신약, 유전자 치료제 및 의약품의 개발·투자업’, ‘임상시험, 분석, 통계, 자문, 대행서비스업’ 등 바이오관련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회사는 또 당뇨환자를 위한 당뇨합병증 보조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바이오트리의 지분 약 16%를 25억원에 인수했다고 지난 14일 밝힌 바 있다.
세미콘라이트의 최대주주이자 가상화 소프트웨어 제공업체 퓨전데이타(195440)도 최근 바이오트리와 독점물품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바이오사업에 진출한 상태다. 퓨전데이타는 바이오트리의 기술로 개발한 건강기능식품을 독점 공급받는다.
선박엔진 및 발전설비 전문업체 대창솔루션(096350)은 지난 6월 말 종속회사 메딕바이오엔케이를 통해서 췌장암 면역치료 기술을 확보했다고 앞서 밝혔다.
또 폴리에틸렌(PE)필름 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와이오엠(066430)도 신사업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업체는 안티에이징 신약의 미국 식품의약품청(FDA) 임상 2상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또 이달 초(1일)에는 중국 이거우영상정보과기유한공사와 온라인 의료 콘텐츠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사업에 진출하는 정확한 목적부터 파악해야한다고 조언한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다른 업종의 회사가 바이오사업에 진출한다는 것은 본업이 워낙 좋지 않아 새 먹거리를 찾거나, 아니면 회사의 새 경영진 출범때 좋게 포장하기 위해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업체 인수 및 지분투자와 관련해 인수사의 역량과 함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명선 신영증권 연구원은 “인수회사가 바이오업체의 지분만 인수하고 직접적으로 관여를 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는 없겠지만, 만약 공동연구를 진행한다고 하면 인수사의 역량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며 “이후 바이오기업 인수에 대한 뚜렷한 목적이 있는지,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날지 등을 잘 판단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바이오사업에 진출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유한양행(000100)과 동아에스티(170900), 대웅제약(069620) 등은 올 상반기에 국내 바이오업체 뿐 아니라 해외기업 투자에 적극 나선 상태다.
최 연구원은 “제약사가 처음부터 바이오 신약을 개발해서 판매까지 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글로벌 제약사들도 그런 식으로 사업을 진행하지는 않는다”며 “특히 대형 제약사들은 본업이 뒷받침되고 재무적으로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바이오사업 진출에 있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국내외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게 현명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