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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이어진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고공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금 관련 금융상품은 환 헤지 여부에 따라 3배까지 수익률 차이를 보였다.
국제 금값 상승에 환율 상승은 덤…환헤지 여부에 수익률 엇갈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연초 1트로이온스당 1281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금 가격은 26일 현재 1414달러로 10% 이상 올랐다. 특히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최근 한 달새 2% 이상 상승했다.
국내 금 가격도 연일 오름세다. 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국내 금 가격은 지난 26일 1g당 5만4050원을 기록해 올해에 들어서만 17% 가까이 올랐다. 특히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결정한 지 이틀째인 지난 19일에는 1g당 5만4580원을 기록, KRX 금시장이 개설된 2014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한 달 기준 상승률도 3%를 넘겼다.
이렇다 보니 국내 금 관련 투자수단 별로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금 펀드 12개의 최근 수익률 평균은 각각 한 달(6월 26일~7월 26일 기준) 3.32%, 1년 기준으로는 17.52%에 달했다. 펀드별로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UH)(C-Rpe)’이 한 달 수익률이 10.23%로 가장 높았다. 이 펀드는 금 관련 회사의 주식을 담은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펀드 이름에 UH가 붙어 있는 경우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금값 상승으로 금 관련 회사의 주가도 오르고 달러까지 상승하면서 두자릿수 수익을 낸 것이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인 것은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자투자신탁(금-재간접형)종류C’로 -(마이너스)0.04%의 수익률을 보이는 데에 그쳤다. 이 펀드는 외화자산에 대해 80% 이상 환헤지를 하는 상품이다.
‘환 헤지’ 걸린 금 ETF·ETN 수익률은 1% 그쳐
금 ETF와 상장지수증권(ETN)도 마찬가지다. 26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평균 1.0%의 수익률을 내는 데에 그쳐 같은 기간 금 펀드 수익률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국내 ETF, ETN이 대부분 환헤지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에 상장된 ETF 상품들은 해외 금선물과 S&P GSCI Gold Total Return 지수 등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상승폭 역시 국내 금가격의 오름세에 비해 떨어진다.
국내에 상장된 금 ETF와 ETN 상품 5개 중 ‘KODEX 골드선물(H)’과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H)’ 등은 수익률이 0%에 가까웠다.
이에 따라 금 관련 투자를 할 때에는 금값 뿐 아니라 환율에 대한 전망도 감안해 투자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미국이 금리인하에 나설 예정이지만 지난 2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낮추면서도 미국 성장률만 0.3%포인트 상향조정한 만큼 달러가 한동안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높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포트폴리오의 다양화 측면에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시기”라면서 “금 가격 강세와 강달러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도록 해외 시장에 상장된 ETF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RX 금시장 관계자는 “국내 ETF 중에서는 아직 국내 금값을 반영하는 상품이 없고, 배당소득세와 종합소득금융과세 등 세금 부담이 있기 때문에 금값이 적어도 10% 이상은 올라야 이득이 나는 구조”라며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고 증권사 계좌를 통해 편리한 거래가 가능한 KRX 금시장에서의 현물 투자가 유리한 편”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