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간 금값 3% 올랐는데, 금ETF 수익률은 1%…왜?

환헤지 여부따라 수익률 천차만별
국제 금값 연초이후 10% 상승..헤지한 ETF·ETN 수익률 1%대
언헤지 블랙록 금펀드 한달 수익률 10.23% vs 헤지 미래금펀드 -0.04%
  • 등록 2019-07-29 오전 5:40:00

    수정 2019-07-29 오전 8:40:47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직장인 박 모씨는 지난달 금값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사뒀다. 곳곳에서 경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안전자산인 금값이 오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골드바, 골드예금, 금펀드 등 금에 투자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많았지만 증시에서 사고 팔기 쉽다는 점에서 금 ETF를 택한 것이다. 최근 한달 수익률을 따져본 박 씨는 실망했다. 국내 금값은 3% 이상 올랐는데 금 ETF 수익률은 1%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이유는 환율에 있었다.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없애기 위해 환헤지를 한 ETF를 사는 바람에 달러 강세 효과는 놓친 것이었다.

연초부터 이어진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으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고공비행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금 관련 금융상품은 환 헤지 여부에 따라 3배까지 수익률 차이를 보였다.

국제 금값 상승에 환율 상승은 덤…환헤지 여부에 수익률 엇갈려

2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연초 1트로이온스당 1281달러 수준이었던 국제 금 가격은 26일 현재 1414달러로 10% 이상 올랐다. 특히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최근 한 달새 2% 이상 상승했다.

국내 금 가격도 연일 오름세다. KRX 금시장에서 거래되는 국내 금 가격은 지난 26일 1g당 5만4050원을 기록해 올해에 들어서만 17% 가까이 올랐다. 특히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결정한 지 이틀째인 지난 19일에는 1g당 5만4580원을 기록, KRX 금시장이 개설된 2014년 이후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한 달 기준 상승률도 3%를 넘겼다.

국내 금 가격의 상승폭이 국제 금 가격보다 높은 이유에는 ‘강달러’가 있다. 국내 금 가격은 국제 금 가격에 원-달러 환율을 곱한 후 생산원가나 유통업체 마진 등 국내 수급을 더해서 산정되기 때문이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5% 넘게 올라 1180원대를 넘어선 원-달러 환율이 국내 금 가격을 더욱 끌어올린 것이다.

이렇다 보니 국내 금 관련 투자수단 별로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엇갈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금 펀드 12개의 최근 수익률 평균은 각각 한 달(6월 26일~7월 26일 기준) 3.32%, 1년 기준으로는 17.52%에 달했다. 펀드별로 ‘블랙록월드골드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UH)(C-Rpe)’이 한 달 수익률이 10.23%로 가장 높았다. 이 펀드는 금 관련 회사의 주식을 담은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로 펀드 이름에 UH가 붙어 있는 경우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금값 상승으로 금 관련 회사의 주가도 오르고 달러까지 상승하면서 두자릿수 수익을 낸 것이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보인 것은 ‘미래에셋인덱스로골드특별자산자투자신탁(금-재간접형)종류C’로 -(마이너스)0.04%의 수익률을 보이는 데에 그쳤다. 이 펀드는 외화자산에 대해 80% 이상 환헤지를 하는 상품이다.

‘환 헤지’ 걸린 금 ETF·ETN 수익률은 1% 그쳐

금 ETF와 상장지수증권(ETN)도 마찬가지다. 26일 기준으로 최근 한 달간 평균 1.0%의 수익률을 내는 데에 그쳐 같은 기간 금 펀드 수익률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국내 ETF, ETN이 대부분 환헤지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국내에 상장된 ETF 상품들은 해외 금선물과 S&P GSCI Gold Total Return 지수 등 해외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상승폭 역시 국내 금가격의 오름세에 비해 떨어진다.

국내에 상장된 금 ETF와 ETN 상품 5개 중 ‘KODEX 골드선물(H)’과 ‘삼성 레버리지 금 선물(H)’ 등은 수익률이 0%에 가까웠다.

다만 유일하게 환 헤지를 하지 않은 ETN인 상품인 ‘신한 레버리지 금선물’은 한 달새 2.93%의 수익률을 올려 ETF와 ETN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강달러 기조에 환율 상승 효과를 고스란히 누린 것이다.

이에 따라 금 관련 투자를 할 때에는 금값 뿐 아니라 환율에 대한 전망도 감안해 투자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미국이 금리인하에 나설 예정이지만 지난 23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낮추면서도 미국 성장률만 0.3%포인트 상향조정한 만큼 달러가 한동안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높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포트폴리오의 다양화 측면에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시기”라면서 “금 가격 강세와 강달러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도록 해외 시장에 상장된 ETF 상품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RX 금시장 관계자는 “국내 ETF 중에서는 아직 국내 금값을 반영하는 상품이 없고, 배당소득세와 종합소득금융과세 등 세금 부담이 있기 때문에 금값이 적어도 10% 이상은 올라야 이득이 나는 구조”라며 “양도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면제되고 증권사 계좌를 통해 편리한 거래가 가능한 KRX 금시장에서의 현물 투자가 유리한 편”이라고 짚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