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북·미 간의 견해 차이보다는 남북 사이에 불거진 갈등이 더 시급한 문제로 떠오른 마당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던 북한은 느닷없이 탈북자 문제까지 거론하며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과거 정부 당시 이뤄진 중국 소재 북한식당 여종업원들의 집단탈북 논란과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폭로발언이 그것이다. 최근 남북고위급회담의 일방 취소 및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 취재를 위한 방북 기자단 명단을 받지 않은 데 이어진 불만 표출이다.
이번 다툼에서도 아직은 북한이 이기는 모습이다. 북한 트집에 대해 미국은 리비아식이 아닌 트럼프식 해법을 들고 나왔으며, 김정은 체제의 보장 및 한국과 같은 경제번영 약속까지 제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취소되는 파국까지 이르지야 않겠지만 회담에서 만족한 결과를 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워싱턴 출발을 앞두고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도 가졌다. 북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 평화가 우선 과제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