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조합원이 아닌 일반인에게 분양하는 아파트가 1690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인 만큼 청약 성적이 올해 서울 분양시장 열기를 판가름할 지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정부의 잇단 재건축 규제와 국지적인 전셋값 하락 등의 여파로 매수세가 주춤한 가운데 디에이치 자이 개포 아파트 분양이 서울 집값 상승의 불씨를 지피는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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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에이치 자이 개포는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이 보유하고 있던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를 현대건설과 GS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 형태로 사들인 뒤 이를 허물고 새로 짓는 재건축 아파트다. 지하 4층에 지상 최고 35층짜리 15개동에 총 1996가구 규모로 거듭난다.
단지는 전 세대가 임대로 운영됐던 터라 조합원 물량이 없어 장기전세주택을 제외한 1690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최근 강남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단일 단지로 최대 일반분양 물량이다. 전용면적별로 △63㎡ 188가구 △76㎡ 238가구 △84㎡ 772가구 △103㎡ 240가구 △118㎡ 204가구 △132㎡ 42가구 △173㎡PH(펜트하우스) 5가구 △176㎡PH 1가구 등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일반분양 가구의 약 71%가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85㎡ 이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단지 주변에는 일원초, 중동중·고, 개원중, 경기여고, 중산고, 휘문중·고 등 명문학군이 자리하고 있고, ‘교육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 학원가도 가깝다. 올해부터 자사고·특목고의 우선 선발권이 폐지됨에 따라 명문학군을 찾는 맹모(孟母) 수요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당첨 즉시 웃돈 2억…입주 땐 ‘새집’ 프리미엄에 집값 더 뛸듯
최근 서울 주택시장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과 안전진단 기준 강화 등 정부의 잇단 재건축 규제로 집값 급등세가 꺾인 데다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전셋값 하락으로 추격 매수세도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32% 올라 전주(0.40%)보다 상승률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2월 들어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 아파트가 입주(2021년 7월 예정)할 무렵에는 새 아파트라는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서 집값이 더 높게 형성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 2016년 3월 인근에서 분양한 ‘래미안 블레스티지’(옛 개포주공2단지) 전용 84㎡는 14억원 선에서 분양됐으나 지난해 말 18억원에 팔렸다. 이 아파트 분양권은 이달 현재 19억~20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같은해 8월 분양한 ‘디에이치 아너힐스’(옛 개포주공3단지) 전용 91㎡형 역시 분양가가 16억원 선이었지만 현재 분양권 시세는 19억~20억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 디에이치 자이 개포 아파트 소형 평형(전용 63㎡) 분양가도 10억원을 넘어서면서 자금 마련이 최대 부담으로 꼽힌다. 분양가가 9억원을 넘을 경우 HUG로부터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청약 당첨자 스스로 분양 대금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부터 새로 도입된 신DTI(총부채상환비율) 등 정부의 대출 규제 탓에 목돈 마련이 쉽지 않아 결국 현금 자산이 많은 부자들에게만 ‘로또’ 기회를 안겨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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