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직장인의 아침일상을 떠올려 보자. 비누로 세수를 하고 샴푸로 머리 감은 뒤 로션을 바른다. 플라스틱 용기로 포장한 과일을 먹거나 일회용컵에 담긴 테이크아웃 커피는 기본이다. 이처럼 온갖 음식과 화장품·옷, 민감한 생리용품까지. 오늘날 사회는 다양한 화학물질에 둘러싸여 있다. 매년 생산하는 합성 화학물질의 양도 21세기를 넘어서면서 수백t에 이르렀다.
프랑스 출신 영양학 전문의인 저자는 오늘날 현대인의 일상 아래 묻힌 화학물질의 실체에 대해 파헤친다. 소비자의 불안과 무지를 줄이기 위해 펜을 잡았다는 그는 특유의 날카로운 문체와 집요함으로 화학물질을 추적한다. 유통되는 제품에 독성 화학물질이 얼마나 함유됐으며, 유독성에 어떻게 중독돼 갈 수밖에 없는지를 보여준다.
그렇다면 수돗물과 생수 중엔 어느 것이 더 안전할까. 저자에 따르면 건강과 환경을 고려하고 장점 대비 위험성을 따졌을 때 페트병에 담긴 생수보다 수돗물이 더 낫다. 지하수가 함유한 농약 성분은 예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는 반면 플라스틱 용기와 내용물이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 자신을 위해 주변 사람을 위해 각자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각성은 의미심장하다. 저자는 달라이 라마의 말을 빌렸다. “여러분의 존재가 세상을 바꾸기에 너무 보잘것없다고 생각합니까. 그렇다면 모기 한 마리와 한방에서 자 보시죠. 여러분과 모기 중 누가 상대방의 잠을 설치게 할지 알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