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 경쟁 ‘후끈’…낙찰가율 ‘쑥’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이 올 들어 지난 14일까지 서울 도심권 아파트 경매 물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광화문과 여의도 등 업무시설 밀집지역과 가까운 마포구에서 9건의 물건이 경매로 나와 6건이 낙찰됐다.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5.9%, 평균 응찰자는 14.7명을 기록했다. 서대문구도 12건 중 5건이 낙찰됐고, 낙찰가율은 101.1%로 감정가를 웃돌았다. 입찰 경쟁도 치열해 경매물건당 10.2명이 응찰했다.
왕십리뉴타운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통해 고가의 새 아파트가 들어선 성동구에서도 14건의 아파트 물건이 경매에 나와 8건이 낙찰됐다. 높은 입찰 경쟁률(10대 1) 속에 평균 낙찰가율(100.4%)도 100%를 넘어섰다. 업무시설이 몰려있는 강남권과 가까운 광진구 역시 경매로 나온 아파트 12건 중 낙찰된 8건의 평균 낙찰가율이 90.2%, 평균 응찰자는 8.1명으로 인기가 높았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직주근접 지역에 속한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경매시장에서도 직주근접형 아파트를 잡으려는 수요가 늘면서 낙찰가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감정가 넘긴 고가낙찰 늘어…“무리한 입찰 삼가야”
일반적으로 대출 연체로 금융권이 담보로 잡은 부동산이 경매 개시가 결정된 후 실제 법정에 경매 물건으로 나오기까지 보통 6~8개월 정도 걸린다. 최초 감정가에서 1회 유찰되면 20% 하락한 최저입찰가로 경매가 진행되기 때문에 여러 번 유찰을 거쳐 값싸게 나온 물건을 낙찰받는 것은 경매 투자의 가장 큰 매력이다.
지난 10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진행된 광진구 구의동 H아파트 59㎡(전용면적)의 경우 첫 경매로 나왔는데 15명이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여 결국 감정가(4억7000만원)보다 높은 4억9990만원(낙찰가율 106%)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는 국토부가 최근 공개한 올해 1~3월 같은 단지 같은 평형의 아파트 실거래가(4억8000만~5억3000만원)보다 더 비싼 값에 낙찰된 것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서부지법에서는 서대문구 북가좌동 D아파트 전용 84㎡형이 1회 유찰돼 최초 감정가(5억2000만원)보다 20% 낮은 4억1600만원의 최저입찰가로 경매가 진행됐다. 무려 14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에 육박하는 5억1123만원(낙찰가율 98%)에 낙찰됐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아파트 시세는 5억~5억6000만원 선이다.
전문가들은 입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가 낙찰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10~14일 한 주간 서울지역에서 진행된 아파트 경매 물건 23건 중 14건에서 응찰자 수가 10명을 넘길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였다. 서지우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매로 낙찰받으면 세입자 명도(집 비우기) 등에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며 “지난해 높은 감정가로 매겨진 물건을 고가 낙찰받으면 일반 매매로 구입하는 것보다 메리트가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