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보다 나은 아우?…기아차, 17년 만에 내수 시장 1위 넘본다

11월 누적 기준 기아차 43만957대 Vs. 현대차 42만9029대
신형 그랜저 12월 판매량이 관건
  • 등록 2016-12-27 오전 5:00:00

    수정 2016-12-28 오전 7:28:29

[이데일리 임성영 기자] 올해 기아자동차(000270)가 내수시장에서 사상 처음으로 현대자동차(005380)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 레저용(RV) 차량 인기가 지속된 가운데 다양한 라인업을 갖춘 기아차가 현대차의 아성을 뛰어넘고 있다. 다만 지난달 말 출시 한 그랜저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현대차가 막판 역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해 11월까지 기아차의 내수시장 판매량(상용차 제외)은 43만957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42만9029대를 팔아 1928대의 격차로 기아차가 조금 앞서고 있다.

하반기 들어 격차 줄이며 11월 역전

상반기 중에는 현대차의 판매량이 기아차를 소폭 앞섰지만 7월부터 기아차가 앞서기 시작하면서 누적 판매량 격차를 매달 좁혀가며 11월 역전에 성공했다.

올해 기아차가 내수시장에서 현대차를 앞지르면 지난 2000년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17년 만이다. 그룹 편입 이후 꾸준히 현대차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지만 최근 4년간에도 기아차는 내수시장에서 7만대 이상의 차이로 만년 2위에 머물렀다.

올해 기아차를 대반전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준 건 RV 차량이다. 지난해부터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RV판매량이 늘면서 전체 판매량 증가를 이끌었다. 올해 11월 누적기준 기아차의 RV 판매량은 21만5073대를 기록해 승용차 판매량(21만5884대)을 맞먹으며 전체 판매량의 49.9%를 차지했다. 쏘렌토가 7만3423대 팔리며 기여도가 가장 높았고, 스포티지 4만6073대, 소형 SUV인 니로가 1만7081대 팔리며 제 몫을 했다. 대형 패밀리카인 카니발도 매월 꾸준한 판매고를 기록하며 6만대 이상 팔렸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투싼(5만1232대), 싼타페(6만8399대), 맥스크루즈(8569대)의 라인업으로 총 12만8200대를 팔았으며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9%에 그쳤다. 현대차는 SUV 판매량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내년 소형 SUV를 출시할 계획이다.

신형 그랜저 12월 판매량 관건

승용차 판매량은 여전히 현대차(23만9846대)가 기아차(21만5884대)보다 많다.

특히 현대차가 지난 11월 말 출시한 신형 그랜저(IG)가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신형 그랜저는 사전 예약 첫날 1만5973대, 이후 3주간 총 2만7491대를 기록해 브랜드 내 베스트셀링카인 쏘나타와 아반떼를 제치고 역대 최다 사전계약 실적을 경신했다. 또한 판매 돌입 일주일 만에 4606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K7, 임팔라 등을 제치고 단숨에 국내 자동차 시장 준대형차급 1위를 탈환했다.

업계에서는 신형 그랜저의 12월 판매량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 1위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형 그랜저가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사전고객에게 인도되기 시작해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며 “기아차와 끝까지 내수시장 1위 자리를 두고 박빙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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