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컨트롤 타워 없어 쪼개지는 예산
업계는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한 정부의 통큰 연구비 지원이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로 “전체 국가 R&D 예산을 종합적으로 집행하는 컨트롤 타워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그러다 보니 전체 연구비가 각 부처와 사업별로 잘게 쪼개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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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식약처는 인천 송도에서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 행사를 개최했다. ‘바이오의약품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고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행사로 올해 6월에도 열렸다. 식약처가 콘퍼런스를 열자, 미래부는 같은 해 11월 ‘바이오 분야의 역량 제고와 미래 유망 바이오 산업 트랜드 분석, 미래 전략 도출’을 위해 ‘바이오 미래포럼’을 열었다.
정부부처 간 미묘한 입장차가 걸림돌
제약·바이오 분야에 관여하는 정부부처가 많다 보니 이들 사이의 미묘한 입장차를 조율하는 것도 쉽지않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기초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동물실험과 초기 임상시험은 보건복지부가, 실제 상용화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정책을 맡았다. 약에 대한 안전성 규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담당한다. 기본적으로 미래부와 산자부는 규제를 풀어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성격이 짙은반면 건강과 생명을 담당하는 복지부와 식약처는 신중한 접근과 규제가 우선이다.
최근에 이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가 나오면서 이런 부처간 칸막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문제는 칸막이를 없애면서 소통과 협업이 늘어나기는커녕 부처별 입장이 충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 제약·바이오 분야에 대해 복지부는 이중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예컨대 줄기세포 연구의 경우, 생명윤리를 위해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과 미래 기술확보를 위해 연구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모순된 입장이 부딪힌다. 한 미래부 담당자는 “복지부와 협업할 때 같은 사안이라도 국, 과에 따라 찬성과 반대로 나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