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세상병원 서동원 병원장] 며칠 전 산행 후 무릎이 쑤셔 고생했다는 환자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그동안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산을 오르내리고 나니 무릎에 통증이 생겼다는 것이다. 이처럼 평지를 걸을 때나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사람들도 산행, 특히 하산할 때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더욱 크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평지를 걸을 때 무릎에 실리는 하중은 체중의 3~6배에 이르고 뛰거나 산에 오를 때는 7~10배에 이른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이라면 걸을 때는 180~360kg, 뛰거나 산에 오를 때는 420~600kg의 하중이 무릎에 가해진다. 하산할 땐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더욱 커져 통증이 생길 위험성이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이 무게가 바로 무릎관절에 다 실리는 것은 아니다. 무릎을 둘러싼 근육과 인대 등이 하중의 일부를 나눠 부담하기 때문이다.
젊은 층은 무릎관절을 둘러싼 근육이 발달돼 있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해 무릎에 실리는 무게가 그만큼 증가한다. 50~60대는 30대와 비교할 때 무릎 주변 근육량이 30~40% 정도 적다는 보고도 있어 중장년층일수록 특히 등산할 때 무릎을 조심해야 한다.
하산할 때 나타나는 무릎통증의 원인은 사람마다 다양하지만, 가장 흔한 것이 반월상 연골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반월상연골은 관절의 안쪽과 바깥쪽에 위치하며 무릎의 중간뼈 사이에 들어있는 물렁한 조직은 관절의 연골을 보호하고 무릎 관절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 부분이 찢어지거나 파열되면서 통증이 느껴진다. 무릎 관절이 붓고 움직일 때 아파 걷기가 힘들다. 무릎 안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쪼그려 앉았다 일어설 때, 계단이나 경사진 길을 오를 때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산행 중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면 무리하게 산행을 하지 말고 무릎에 하중이 가해지지 않도록 스틱을 이용하거나 주변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내려와야 한다.
이와 같은 무릎 부상을 방지하려면 산행 시 하산 시간을 등산 시간보다 2배 이상으로 길게 잡고 천천히 내려와야 한다. 즉 1시간 올랐으면 2시간 동안 내려오는 것이다. 내려오다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면 멈춰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 뒤 하산하는 것이 안전한 봄철 등산의 비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