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기술로 무장한 베렉스..RF반도체 세계시장에 도전장

증폭기·감쇄기 통합된 '멀티칩패키지' 국내 최초 개발 성공
기존 RF반도체 설비 비용의 30% 절감 효과
중국과 일본시장 확대 노려..中 유명 통신업체와 계약 진행 중
  • 등록 2016-04-04 오전 7:00:00

    수정 2016-04-04 오전 7:00:00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주파수 감쇄기와 증폭기가 동시에 탑재된 ‘디지털 제어 가변이득증폭기(BVA2140)’로 미국 업체가 독점한 RF(무선주파수)반도체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겠습니다. 국내를 넘어 세계가 알아주는 RF반도체 전문업체로 성장하는 게 베렉스의 목표입니다.”

RF반도체 전문기업 베렉스의 이남욱(72) 대표의 포부다. 베렉스에서 새롭게 만든 BVA2140은 무선통신 기지국에 탑재될 수 있는 멀티칩 패키지로 주파수 감쇄기 2개와 증폭기가 하나로 통합된 시스템이다. 기지국와 휴대폰의 거리가 짧으면 신호 세기를 줄이고, 멀면 키워야 원활한 통화가 가능하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증폭기와 감쇄기로 모바일 서비스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증폭기와 감쇄기는 패키지로 통합했을 때 시스템이 불안전해지고 신호가 어그러지는 문제가 있어 지금까지 국내에서 많은 업체들이 개발에 도전했지만 성공한 사례는 없었다. 베렉스가 개발에 성공한 BVA2140는 감쇄기와 증폭기를 통합한 멀티칩 패키지는 국내 첫 사례다. 세계 1위 업체인 미국의 코보만이 멀티칩 패키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 대표는 “베렉스의 멀티칩 패키지는 기술적인 안전성도 우수하지만 효율이 좋고 설계 공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멀티칩 패키지를 사용하면 기존보다 30% 정도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남욱 베렉스 대표이사. 사진=베렉스
그는 베렉스의 기술력은 R&D(연구개발)에 대한 끊임없는 투자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매출액의 40%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기술력은 기본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베렉스가 취득한 특허만 8개에 달한다.

베렉스는 이 대표가 60살이던 2004년 설립한 회사다. 이제 칠순(七旬)을 넘긴 나이지만 그는 여전히 뜨거운 열정이 가슴 속에 타오르는 ‘청춘’이라고 말한다.

“베렉스는 내 인생의 새로운 시작이자 마지막 종착역이다. 모든 것을 쏟아 넣고 싶다. 좋아하던 술과 친구들도 10년 동안 끊고 살면서 베렉스에 모든 것을 바쳐왔다. 나이 먹은 사람이 해봐야 얼마나 하겠냐는 이들도 있었지만 보란 듯이 매년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이 대표는 엔지니어 출신이 아니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66년 삼성물산에 입사를 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고(故)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의 비서를 역임했으며, 삼성전자가 처음 설립됐을 때는 초기 멤버로도 활동했다.

급속도로 퍼지는 휴대폰의 인기에 기지국에 들어가는 RF반도체의 비전을 보고 2004년 베렉스를 설립했다. 사실 RF반도체에 대한 기술적인 지식은 전무한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았다. 젊은 청년 시절에 비해 체력은 부족했지만 하루 4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고 관련 기술에 대해 공부하고 시간이 될 때마다 전문가를 만나 자문을 얻었다.

이 대표는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 모든 기술에 대해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 역할은 시장의 흐름을 읽고 미래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기업이 나갈 길을 기획하는 것이다. 기술은 전문가를 옆에 두고 믿고 맡기면 된다. 대표는 전문가가 내놓은 기술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정도면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베렉스의 차후 목표는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 RF반도체 시장은 미국의 코보가 주름잡고 있다. 이 대표는 전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코보가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중소기업이 살아 남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는 기술력과 영업력으로 높은 장벽을 뛰어 넘겠다고 다짐한다.

“중소기업이지만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단계다.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등 전세계 15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시장에 좀 더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며, 중국 유명 통신업체와 계약을 진행 중에 있다”고 이 대표는 밝혔다.

베렉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50억원이며, 올해는 멀티칩패키지와 중국 업체와의 계약에 따라 약 8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멀티칩패키지가 시장에 안착하면 10년 내 10배 정도 매출액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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