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속도내는 정부…등급하향 기조 지속된다

[2015년 크레딧시장 결산]<下>
정부, 한계기업 구조조정 본격화 움직임
시장 변동성 확대 불가피…상반기까진 하향기조 유지
  • 등록 2015-12-28 오전 6:11:00

    수정 2015-12-28 오전 6:11:00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올 연말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침체된 크레딧 시장의 분위기는 좀처럼 되살아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 기조로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크레딧 시장의 경색된 투자심리가 당분간 해소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 속도내는 정부

2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크레딧 시장 관계자들은 내년 크레딧 시장 전망과 관련해 정부의 한계기업 구조조정 방향과 범위 설정 발표에 가장 주목하고 있다. 기업 신용등급 조정을 비롯해 크레딧 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2013년 이후 급증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중소기업 대비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조선과 건설 등 수주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의 실적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2분기에 대우조선해양이 3조원,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나 삼성엔지니어링이 3분기 1조50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계기업 증가가 국내 경기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많아지면서 정부는 구조조정을 최대한 서두르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하는 한편 그 방안으로 연합자산관리(유암코) 주도 하의 중소기업 구조조정과 은행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평가 강화,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상시화 및 원샷법 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

변동성 확대-등급하향 지속

구조조정의 실효성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진행 과정에서의 잡음 등을 고려할 때 크레딧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이 부진 상태를 크게 탈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에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방침을 밝히면서 악재에 민감한 시장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기업 실적 부진과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확대 전망은 올들어 심화된 심화된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 우위 기조가 내년에도 계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내년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글로벌 수급 부담에 직면해 있고 수출 비중이 큰 해운과 조선, 디스플레이, 철강 등의 업황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등급 하향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황수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주산업 중심 실적 부진과 대기업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인수합병(M&A) 등으로 내년 상반기 정기평정까진 등급 하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4 신용평가사 설립과 정부의 약속에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독자신용등급 도입 여부도 크레딧 시장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공산이 크다. 제4 신용평가사 설립의 경우 30년 가까이 계속된 신평업계 과점체제 해체라는 측면에서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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