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 속도내는 정부
27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크레딧 시장 관계자들은 내년 크레딧 시장 전망과 관련해 정부의 한계기업 구조조정 방향과 범위 설정 발표에 가장 주목하고 있다. 기업 신용등급 조정을 비롯해 크레딧 시장 전반에 미칠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6월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00% 미만인 한계기업 비중은 2013년 이후 급증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중소기업 대비 대기업의 한계기업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조선과 건설 등 수주산업을 영위하는 대기업의 실적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2분기에 대우조선해양이 3조원,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것이나 삼성엔지니어링이 3분기 1조5000억원의 손실을 낸 것이 대표적인 예다.
변동성 확대-등급하향 지속
구조조정의 실효성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지만 진행 과정에서의 잡음 등을 고려할 때 크레딧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실적이 부진 상태를 크게 탈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에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방침을 밝히면서 악재에 민감한 시장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황수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주산업 중심 실적 부진과 대기업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인수합병(M&A) 등으로 내년 상반기 정기평정까진 등급 하향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제4 신용평가사 설립과 정부의 약속에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독자신용등급 도입 여부도 크레딧 시장의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공산이 크다. 제4 신용평가사 설립의 경우 30년 가까이 계속된 신평업계 과점체제 해체라는 측면에서 시장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