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우의 스카이토피아]드론계의 다크호스 '이항(億航)'

설립 1년6개월 만에 기업가치 100배 상승
세계 최초 모바일 조종 드론 '고스트' 출시
"3~5년 내 드론의 대중화 이루는 것이 꿈"
  • 등록 2015-09-06 오전 9:52:59

    수정 2015-09-06 오전 9:52:59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상업용 드론에 있어서 세계 최고를 달리고 있는 중국. DJI를 필두로 세계 드론시장을 장악한 중국에 또다른 다크호스가 탄생했다. 지난해 4월 설립된 이항(億航)이 그 주인공이다.

광둥성 광저우에 위치한 이항은 ‘고스트’라는 드론을 내세워 1년6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100배 이상 뛰었다. 4~5명에 불과했던 직원수는 이제 100명을 훌쩍 넘겼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는 최고 무인기상을 받으면서 세계적으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항을 설립한 슝이팡(雄逸放·28) CEO(최고경영자)는 타고난 사업가다. 싱가포르 이공대를 졸업한 후 미국 듀크대 MBA 석사를 마친 슝이팡은 이항을 창업하기 전 20대 초반의 나이에 소셜커머스와 소셜데이팅 사이트 등을 만들어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이항을 설립하게 된 것은 모형 항공기 애호가인 후와즈(胡華智) 공동설립자를 만나고 나서부터다. 슝이팡은 후와즈와 드론을 제작하기로 결심하고 베이징대에서 영업관련 마케팅을 전공한 양전취안(楊鎭全)을 영입해 이항을 설립하고 한달 뒤 고스트를 발표했다.

이항이 만든 드론 ‘고스트’. 사진= 이항
고스트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고스트는 출시 1년 만에 70여 개국에 판매가 되고 있다. 회사 설립 반년 만에 GGV캐피탈로부터 1000만 달러(한화 약 111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고 지난해 11월 미국 크라우드펀딩사이트 인디고고에서 두 달만에 85만달러를 투자 유치했다. 목표액의 784%에 달하는 수준이다.

샤오미 또는 시마와 같이 DJI의 ‘팬텀’ 모델을 모방한 제품이 아닌 독창적인 기술과 디자인으로 드론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무엇보다 고스트가 가지고 있던 가장 큰 장점은 조종기가 아닌 스마트폰으로 드론을 조종할 수 있게 한 것. 이항은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어플로 드론을 조종할 수 있게 했으며,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의 드론이 이와 유사한 기술을 차용하고 있다.

고스트는 작동 방법도 간단하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어플에 있는 지도상에서 목표지점과 이동경로를 설정해주면 자동비행모드로 날아가게 된다. 자동비행모드는 상업용에서 이항이 처음 도입한 것이며, 아직 완벽하지 않은 기술이지만 업계 최고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추적할 목표를 설정하면 그 목표를 따라 갈 수 있는 추적비행모드도 가능하다. 보다 새로운 기능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키트(SDK)를 제공해 소비자가 직접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무인기를 조종할 수 있도록 했다.

슝이팡 CEO의 목표는 간단하다. 누구나 드론을 사용하는 드론 대중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누구나 스마트폰을 조작하듯 손 쉽게 무인기를 조작해 3~5년 이내로 모든 사람들이 드론 한 대씩을 소유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설명했다.

이항은 지난달 4200만달러(한화 약 496억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해 12월 1000만달러(한화 약 118억원) 시리즈 A 투자 유치 후 두 번째 투자유치다. 투자에는 중국 세쿼이아 캐피털 차이나 계열사인 젠 펀드와 GGV캐피탈, LeBox캐피탈 등이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항은 투자를 발판 삼아 꾸준히 새로운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다음달에는 고스트포다 사용이 편하고 가격이 저렴한 드론을 선보일 계획이며, 여성을 위한 여성전용 드론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항의 비상이 어디까지일지 앞으로의 행보가 더 기대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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