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한강 아라호 팔기도 어렵네

매각 공고후 첫 입찰에서 입찰자 없어 유찰
106억원의 가격과 선착장 공사비용 등 부담
  • 등록 2013-05-27 오전 8:16:42

    수정 2013-05-27 오전 8:16:42

한강 아라호(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서울시가 100억원대 예산을 투입해 건조한 유람선 한강 아라호가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민간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겠다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27일 한강관리사업소에 따르면 아라호는 최근 공개 입찰에서 입찰자가 한 명도 없이 유찰됐다. 시가 제시한 매각금액은 106억258만450원이었으며 전제조건은 아라호의 한강 선착장을 매입사가 지어야 한다는 조건이었는데 입찰자는 한 명도 없었다. 한강관리사업소는 6월 초에 같은 조건으로 다시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라호는 지난 2010년 오세훈 시장 시절 경인 아라뱃길 사업을 위해 112억원을 들여 건조한 688톤급 유람선이다. 150석 규모의 공연장과 카페 테라스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승선인원은 310명으로 한강 유람선 중 가장 규모가 크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이 2011년 10월 재보선으로 당선 된 후 서울연구원에 연구용역을 맡긴 결과 아라호를 경인 아라뱃길 유람선으로 운영할 경우 연간수입은 3억4000만원이지만 운영경비는 6억6000만원에 이르는 등 운영할수록 적자가 생기는 구조라는 결론이 나온 것. 박 시장은 지난해 10월 아라호의 민간 매각을 결정했다.

유람선 업계에서는 그러나 아라호의 재입찰도 성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매 법률상 두 번째 입찰까지 매각조건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재입찰에서도 입찰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 예상했던 것보다 비싼 선박 가격도 문제지만 기부채납을 조건으로 지어야 하는 선착장 공사도 입찰 참여의 걸림돌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50억원에서 60억원의 비용이 드는데다 선착장에 대한 등기설정을 하지 못해 은행권 대출이 제한되는 문제도 남아있다.

아라호의 매각을 담당한 한강사업본부는 내심 초조해하는 분위기다. 첫 입찰 전 5개 업체가 아라호 설명현장에 와서 직접 배를 둘러보고 갔지만 입찰자가 없었다는 점에서 허탈해하고 있다.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민간업체 입장에서 초기 투자비가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강 선착장 수입을 통해 충분히 자금회수를 할 수 있어 사업성이 있다”며 “아라호의 매각을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강 아라호(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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