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 진짜 악재는···`욕심`

  • 등록 2011-09-22 오전 7:55:33

    수정 2011-09-22 오전 8:17:07

[이데일리 김지은 기자] -작은 방에서 14인치 TV를 보던 A씨. `TV가 너무 작아. 26인치만 돼도 좋을텐데` -26인치 TV를 장만한 A씨. `엎드려서 TV를 보니 너무 불편하군. 쇼파가 하나 있으면 좋을텐데` -쇼파에서 26인치 TV를 보던 A씨. `음향이 좀 별로네, 홈시어터를 갖춰놓으면 좋을텐데`  -쇼파에서 홈시어터를 갖춘 TV를 보던 A씨. `사운드는 좋은데, 방이 작으니 너무 울리는군. 방이 더 컸으면 좋을텐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하나를 갖게 되면 또 다른 하나를 갖고 싶어하는 게 모든 이들의 마음이다.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발견해 몇날 며칠을 고민해 사더라도, 몇 개월 뒤 신제품이 나오면 "조금만 기다렸다 살걸"하고 후회한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갖고 싶은 물건을 발견해 이것저것 알아보는 시간이 가장 즐겁고, 여행을 가기 직전 가방을 싸는 것이 제일 신나는 것도 같은 이치다.   꿈에 부풀어 있을 때, 기대감을 갖고 있을 때가 가장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다.

버냉키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카드를 내놨다.

연준(Fed)은 내년 6월말까지 단기채권인 만기 3년미만 국채를 4000억달러 어치 내다팔면서 그 자금으로 만기 6~30년물 장기국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단기채권을 줄이고 장기채권을 늘려 장기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조치다. 낮은 금리를 통해 기업들이 자금조달을 쉽게 해 투자를 증가시키거나 대출을 통한 부동산 매입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준은 이와 함께 정책금리를 현행 0~0.25%의 사실상 제로금리를 유지했고, 만기가 돌아오는 모기지 채권에 대해서도 원리금을 계속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버냉키의 카드를 이미 시장은 충분히 읽었다는 점이다. 미리 읽은 것 뿐만 아니라 이미 시장에도 반영시켰다.   신용평가사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악재와 함께 뚜렷한 호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일 수 있었던 것은 버냉키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이미 반영됐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사실 버냉키가 예상을 뛰어넘을만한 빅 카드를 제시하지 않는 한 시장은 실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기대감이 너무 컸고, 이 기대감을 충족시키기에는 버냉키가 갖고 있는 카드가 제한적이었다. 투자자들의 욕심이 컸던 것이 악재라면 악재였다.

기대감으로 올라온 시장은 이제 현실과 직면하게 됐다. 버냉키가 제시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카드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달콤한 기대감으로 올라선 주식시장이 추가적으로 올라설 수 있을지, 아니면 기대감이 컸던 만큼 일정 수준의 되돌림이 불가피한지 시험대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버냉키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현재 시장에서 가장 큰 악재가 `유럽 재정위기`인 만큼 이것이 해결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은 무디스가 미 3대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악재`와도 부딪혀야 한다.

정책일정도 만만치 않다. 22일 G20 재무장관회의를 비롯해 23~25일 IMF 및 세계은행 연차총회가 예정돼있는 등 글로벌 주요 일정이 대거 줄지어 있다.   미리 예측해 대응하기보다는 이벤트 결과를 하나씩 확인하고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완벽 몸매' 화사의 유혹
  • 바이든, 아기를 '왕~'
  • 벤틀리의 귀환
  • 방부제 미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