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첫회동 ''탐색전''…"北, 과도한 몸값흥정 없었다"

韓-美 "핵 신고와 6개월내 불능화" 입장…6자회담 대표 회동


  • 등록 2007-07-18 오전 7:12:46

    수정 2007-07-18 오전 7:12:46

[노컷뉴스 제공] 크리스토퍼 힐 미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부상과의 양자회동에서 북한 측은 몸값을 올리기 위한 '과도한 요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불능화 단계 이행을 위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계관 북한 부상은 17일 오전(현지시각) 베이징에 도착한 뒤 미국 대사관으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방문했다. 하지만, 베이징 시내 교통체증으로 말미암아 김계관 부상이 예정보다 늦게 도착함에 따라 두사람은 간단한 인사만 나눈 채 베이징 시내의 한 음식점으로 자리를 옮겨 오찬 회동을 가졌다.

오찬 회동을 마치고 난 뒤 1시간 뒤쯤에는 거꾸로 힐 미 차관보가 북한 대사관을 찾아가 2차 북미 양자접촉이 열렸다. 두 사람 사이의 두차례 회동은 3시간 정도.

분위기는 매우 실무적이었고 의미 있는 토론이 이뤄졌다고 힐 차관보가 전했다. 두 차례 양자회동을 마친 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는 이번 회담이 마무리될 쯤에는 핵 신고 등에 대한 실행계획을 갖게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올바른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특별한 방해요소가 없다"(there is no showstopper)며 회동 결과에 대해 특별히 불만을 없음을 표시했다.

북.미가 꽤 장시간 만났지만 불능화 단계에서 의미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힘들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북미 회담 결과에 만족하냐" 물음에 "만족 여부는 내가 밝힐 입장이 아니라"면서도 "북이 상식을 벗어나는 과도한 요구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계관 부상이 "이제 시작이다"라고 밝힌 것처럼 북미 양 측은 "돌파구'를 마련하기 보다는 순조로운 '탐색전'을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무리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만 하면 한 번 해볼만 하다"는 것이 회담장 주변의 평가다.

한미 양측은 불능화 단계 과정에서 두가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하나는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이고, 다른 하나는 '6개월 이내에 불능화를 완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천영우 6자회담 수석대표는 "결과보다는 전체적으로 다음 단계를 언제 이행할 것인가가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회동에서는 핵프로그램 신고 가운데 고농축 우라늄(HEU)문제도 거론이 됐지만 과거와 비교해 크게 진전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측이 관심을 갖고 있는 고농축우라늄 문제에 대해 북한측은 그동안의 입장에서 진전된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불능화 시기와 관련, 북한측은 핵프로그램 신고를 먼저 한뒤 나중에 불능화를 하자는 방안을 제시했고, 힐 차관보는 핵프로그램 신고와 불능화 순서는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6자회담 수석대표들은 18일 오후(현지시각) 전체회의를 갖고 북미 회동결과를 중심으로 '불능화 방안'에 대한 상호 입장을 조율하기로 했다.

천영우 우리측 수석대표는 "북한이 신고와 불능화를 조속히 완료하는 방안과 6자 외교장관 회담 일정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 오전에는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부부장의 주재로 각국별로 양자접촉이 활발하게 벌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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