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비록 미약하나 그 끝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성서의 말은 옳았다. 원하는 내용보다 쓰레기 정보가 더 많은 인터넷 환경에 지친 고객들을 위해 두 젊은이가 내놓은, 소위 맞춤 정보검색 기술은 엄청난 대박을 터뜨렸다. 7년 후 두 사람의 회사는 세계 IT 기업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놓았고, 뉴욕 주식시장에도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바로 구글이다.
구글 효과로 나스닥이 4년 반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 내내 지지부진하다 막판에 피치를 올린 다우와 달리 17일 나스닥 지수는 개장 이후 줄곧 상승폭을 넓혀나갔고 2220선에 안착했다. 전일 세계 최대 반도체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이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지만 구글 호재 앞에서는 아무런 위력을 떨치지 못했다.
작년 8월 공모가 85달러로 데뷔한 이후 불과 1년3개월 만에 400달러를 돌파한 구글. 이제 구글보다 시가총액이 큰 IT 기업은 이제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IBM 등 3개 뿐이다. 세 회사도 언제 추월할 지 모르는 형편이다.
이런 구글의 성장에 가장 위협을 느끼고 있는 곳은 단연 마이크로소프트(MS)다. 구글이 자신들이 구축한 IT 업계의 관행을 파괴하며 웹 브라우저, 운영 체제 등 MS의 핵심 사업까지 호시탐탐 넘보고 있으니 어찌 고운 눈으로 볼 수 있겠는가.
파죽지세의 주가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구글과 달리, 최근 6년 간 MS의 주가는 반토막이 났다는 사실도 흥미롭다. 오죽하면 MS의 스티브 발머 최고경영자(CEO)가 "구글을 죽여버리겠다"는 말도 불사했다는 루머가 외신을 장식했을까.
월가는 이 사이버 패권 전쟁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사실 투자자들은 누가 승자가 될 지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주식시장이 이를 동력으로 이용해 주가 상승만 나타나면 그만이다.
인디펜던스 인베스트먼트의 존 포렐리 매니저는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 발표가 혼조를 보였지만 산업생산이 호조를 보인 것이 중요하다"며 "이는 기술주에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글에 묻혔지만 채권수익률 하락도 눈여겨볼 만한 랠리 재료다. 도이체방크의 오웬 피츠패트릭 애널리스트는 "그간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면서도 주식시장이 크게 오르지 못했던 이유가 FRB의 금리인상 때문"이라며 "이제 금리인상 사이클은 종착점에 접어들었고 채권수익률도 하락한 만큼 주식시장도 새로운 출발선에 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