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안근모기자] 지난 2001년말과 지금의 주식·채권시장은 그대로 닮은 꼴이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마찬가지다. 주가는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채권값은 급락(금리 급등)했다. 경기회복 기대감이 그 뒤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당시와 지금 다른 점이 있다. 중앙은행이다. 당시 중앙은행은 급등하는 장기금리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까봐 공개시장조작(Open Market Operation)을 통해 국채를 사들였다. 하지만, 지금의 양국 중앙은행은 수수방관하고 있다.
오히려 미국 중앙은행(그린스펀 의장)은 장기금리의 오름폭을 의도적으로 키운 측면이 강하다. 한국은행이나 재정경제부도 지금의 장기금리 급등을 "정상화 과정이므로 문제가 없다"는 시각으로 보고 있는 듯하다.
요즘 주식시장에서는 장기금리의 급등세를 두고 말들이 많다. 실제 경기나 주가에 큰 문제는 주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지만, 최소한 주식을 팔 핑계로는 충분하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 채권시장과의 `미국 따라하기`는 정당한가? 그렇지 않다. 미국의 금리상승은 상당한 부분에서 우리와 배경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미국과는 경제사정이 다르므로 한국은행 역시 `방관`을 따라할 이유가 없다.
1. 재정적자가 추세적으로 확대(국채공급 급증)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적자재정`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2. 미국 모기지 채권 투자기관(연기금 등)들은 그동안 활발한 모기지 리파이낸싱으로 만기불일치가 발생하자 지표(10년물)국채 매수로 헤지했으나, 최근 리파이낸싱이 주춤해짐에 따라 국채를 다시매도해 헤지를 풀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게 있는가?
3. 달러약세 현상이 주춤해지고 미국의 경고가 강화되면서 아시아 중앙은행들의 미국 국채 수요가 크게 줄었다. 손절매 대열이 끼어있는 지도 모른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을 보자. 7월말 현재 `유가증권` 포지션은 1125억7300만달러로 한 달 사이에 무려 135억 달러나 줄어든 반면, `예치금`은 148억 달러나 급증해 전달의 세 배 이상으로 불어났다.
4. 경상·재정수지 적자 축소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FRB는 의도적으로 총수요관리에 나서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의 타겟은 이미 디플레이션에서 불균형으로 옮겨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재정수지와 경상수지 모두 흑자이다. 우리의 문제는 오히려 과도하게 위축된 내수에 있다.
5. 미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는 거의 없지만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여지(또는 기대)는 아직 살아 있다.
한국은행이 미국 따라하기를 계속할 것인지, 오늘 주식시장은 채권시장에 대한 금통위의 코멘트를 주목하고 있다. 아이러니다.
[증권사 데일리]
-교보: 추가 가격조정 우려수위 낮아..조정시 매수관점 대응 바람직
-브릿지: 추가낙폭 크지 않을 듯..낙폭 큰 우량주 분할매수 대응 필요
-LG: 급락세 이을만한 하락 모멘텀 크지 않아..우량주 트레이딩 기회
-굿모닝신한: 조정은 기회..핵심 IT주 저점 분할매수로 활용
-메리츠: 가격조정, IT대표주와 업황개선 非IT종목 포트폴리오 재편 기회 활용
-현대: 산고(産苦)의 과정..과도한 경계보다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
-한양: 예단성 매도보다는 반등 염두에 둔 유연성 필요한 시점
-대투: 기술적 조정에 그칠 전망..등락 가능성 염두에 둔 탄력대응 바람직
-대우: 완만한 횡보세로 기울기 변화 가능성 있으나, 시장 추세는 못 거슬러
-동원: 조정시 주시할 지표..예탁금, 수익증권, 코스닥 거래대금, 증권정보 이용빈도
-동부: 추가하락폭 크지 않겠으나, 추세상승 모멘텀도 부족..종목대응에 국한
-우리: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으나, 지지선 확인과정을 우선 고려
-대신: 700p 지지력 크지 않아..대형주 매수시점 늦추는 게 바람직
-서울: 피로누적, 악재에 더 민감..반등시도 뒤따라도 적극성은 유보
-동양: 글로벌증시, 주추세선(20MA) 하향이탈..조정 조기 마무리 단정 어려워
[뉴욕증시]
국채 수익률이 하향 안정되면서 다우 지수가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반면 나스닥 시장은 시스코 실적에 대한 실망감으로 하락했다.
다우는 "좀 더 오르려 하면 매물이 나오고, 낙폭이 커지면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는 `박스권` 양상을 나타냈다. 나스닥도 오후들어 보합선에 근접, 박스권에 머무는듯 했으나 장막판 경계 매물이 집중됐다.
월가는 일단 금리 급등이 진정된 것에 안도하면서 박스권 탈출을 위한 재료 탐색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개장 초반에는 시스코의 급락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EU의 반독점 벌금 부과 방침 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지만 채권수익률 하락을 확인하면서 안정을 찾았다.
다우는 한 때 9100선을 상향 돌파했고, 나스닥도 상승 반전을 노렸다. 그러나 박스권의 상단을 뚫고 올라오기에는 시장 에너지가 다소 부족했다.
6일 다우 지수는 전날보다 25.42포인트(0.28%) 오른 9061.74, 나스닥 지수는 20.82포인트(1.24%) 떨어진 1652.68을 기록했다. S&P500은 1.62포인트(0.16%) 오른 967.08로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가가 오른 종목은 1353개, 내린 종목은 1475개였다. 나스닥에서는 1152종목이 오르고 , 1886종목이 떨어졌다. 뉴욕증권거래소의 거래량은 14억6700만주, 나스닥의 거래량은 18억6000만주였다.
시스코는 예상치에 부합하는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매출은 감소했다. 애널리스트들도 시스코의 수익 전망을 놓고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으로 갈렸다.
와코비아는 시스코의 투자등급을 상향 조정한 반면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는 시스코의 매출 전망에 불만을 표시했다. 시스코는 이날 6.42% 하락했다. 시스코의 경쟁 상대인 주니퍼네트워크는 2.80% 하락했다.
시스코의 하락은 게이트웨이, 컴팩, 애플 등 주변 기술주로 확산됐다. 나스닥 지수의 낙폭도 1% 이상 확대됐다.
EU로부터 32억달러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받을 위기에 처한 MS도 투자심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 EU 집행위는 MS가 미디어플레이어 배포와 관련, 경쟁 방해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MS는 두달안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지만 미디어플레이어 판매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벌금 부과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MS는 개장초반 약보합세를 나타냈으나 상승 반전하기도 했다. 4년여를 끌어오던 반독점 조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더 이상의 법률적 리스크가 없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역으로 MS 주식을 사들인 것.
EU가 벌금을 부과하더라도 MS의 풍부한 현금흐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등장했다. MS는 그러나 장막판 매물이 집중되며 0.04% 하락했다.
MS의 반등과 때를 맞춰 국채시장에서 5년물 입찰이 성황리에 마감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날 5년물 180억달러 국채 입찰에는 440억달러가 넘는 투자자금이 몰렸다.
반도체 관련주는 전날에 이어 하락세가 계속됐다. 인텔은 0.54% 떨어졌고,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3.23% 하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전날보다 1.08포인트(0.28%) 떨어진 382.26으로 마쳤다.
이밖에 야후는 1.21%, 이베이는 0.72% 떨어졌고, 아마존은 0.70% 상승했다. AOL타임워너도 0.34% 올랐다.
시티그룹, 아메리트레이드 등 은행, 증권주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금리안정이 금융주에 수혜를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시티그룹은 1.04% 올랐고, 투자등급이 올라간 온라인 증권사 아메리트레이드도 10.13% 급등했다. 메릴린치가 투자등급을 올린 리만브라더스도 3.04% 올랐다.
리만브라더스가 투자등급을 올린 GM과 포드는 각각 0.99%, 포드는 1.24% 씩 올랐다.
달러는 주요 경쟁국 통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고,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4.2%대로 떨어졌다.(채권가격 상승) 국제 유가는 하락했으며, 금값은 강보합권에 머물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