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컴퓨터백신 시장 토종 "3파전" 가열

  • 등록 2002-02-13 오후 1:42:19

    수정 2002-02-13 오후 1:42:19

[edaily] 국내 컴퓨터 백신 시장에 안연구소, 하우리에 이은 제3의 토종업체인 에브리존이 최근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시만텍 트렌드마이크로 등 외국업체들의 공격에 국내업체들의 사업다각화전략 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되던 국내 백신시장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공지능 백신이라는 컨셉으로 "터보A.I"를 새로 선보인 에브리존(대표 신동윤)은 경쟁업체들의 제품이 CD에 백신 프로그램을 담은 패키지 형태의 상품인데 비해 온라인 상에서 바이러스를 검색, 치료하는 "온라인 백신"형태의 상품을 주력으로 내놓고 있다. 에브리존은 2월 말까지 터보A.I를 9900원에 예약판매하며 3월부터는 1만9800원에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안철수연구소와 하우리도 그동안 온라인 상에서 바이러스를 진단, 치료하는 1회성 상품을 건당 500원에 제공하고 있었지만 에브리존은 인터넷에 연결되기만 하면 실시간 자동업데이트를 통해 자동으로 바이러스를 검색, 치료하는 기능을 적용,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이를 연간 회원제 방식으로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에브리존의 신동윤 사장은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으로 온라인 백신시장의 인프라는 충분히 구축된 상태"라며 "CD를 구입하고 설치한 후에도 수시로 업데이트 해야하는 번거로움을 피한 새로운 방식의 백신 서비스가 이용자들에게 상당히 어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에브리존은 그동안 온라인 백신을 무료로 제공하고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동안 광고를 보게하는 방식으로 운영했으나 지난해 터보백신을 만드는 에스엔에스와 합병하면서 본격적인 유료화로 방향을 틀었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인지도가 시장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개인용 백신 시장에서 에브리존이 안연구소와 하우리의 벽을 넘을 수 있을 지 미지수라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에브리존은 기존 상품과는 다른 방식이며 10만명 이상의 기존 회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주장이다. 에브리존의 백신시장 가세는 컴퓨터 백신 시장이 업계의 예상보다 훨씬 커지고 있다는 데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난해 초 한국정보보호센터가 예상한 전체 컴퓨터 백신 시장 규모는 336억원이었으나 백신시장 점유율 60% 인 안철수연구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94% 증가한 254억원을 기록했다. 안연구소의 매출이 대부분 컴퓨터 백신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국내 컴퓨터 백신시장 규모는 400억원이 넘어섰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미 포화상태에 달하고 있다는 비관적이 전망도 나오고 있는 컴퓨터 백신 시장이 올해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도 백신업체들의 공방을 바라보는 주요한 관전포인트가 된다. 컴퓨터 백신 시장의 또다른 변수는 안연구소와 하우리의 상이한 전략이다. 이미 백신업계의 선두자리를 굳힌 안연구소는 백신업체에서 통합 보안업체로 전략을 바꾸고 다양한 보안 관련 제품을 올 상반기에 대거 출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2위 업체인 하우리는 컴퓨터 백신 시장에만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우리 권석철 사장은 "엔지니어수가 수십여명에 불과한 국내 벤처들이 섣부른 통합 전략을 구사할 경우 주력제품의 경쟁력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트렌드마이크로의 경우 백신 연구원만 1000명이 넘는다"고 말했다. 선두업체가 업종 다각화에 나서고 2위업체는 백신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3의 토종백신 업체인 에브리존의 등장은 백신시장에 적지않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하우리와 에브리존이 최근 미수금을 둘러싸고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관심거리다. 에브리존은 당초 하우리의 온라인 백신을 공급받아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터보백신으로 공급원을 바꾸면서 하우리 측에 서비스 대금을 지불하지 않은 것. 이에 대해 에브리존 측은 "하우리가 독점공급 계약을 어기고 다른 업체에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대금을 지불할 수 없다고 반발했고 하우리는 결국 미수금 1억3900만원 가운데 4000만원을 가압류했다. 외국산 백신업체들의 시장 확대 전략도 또 하나의 변수다. 기업용 시장에 비해 개인 시장에서 인지도가 낮아 고민하고 있는 외산 백신업체들은 최근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파격적인 할인 정책으로 "덤핑 논란"마저 일으키고 있다. 컴퓨터어쏘시에이트의 백신제품을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NCA 기업 및 단체를 대상으로 CA의 최신 백신 제품인 "e트러스트 이노큘레이트잇(eTrust InoculateIT) 6.0"한글판을 3개월간 무료로 제공한다. 한국트렌드마이크로 3월까지 일반인을 대상으로 개인용 백신 신제품인 "PC실린 2002"를 50% 할인판매하며 온라인 백신 서비스인 하우스콜은 포털 업체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또 시만텍코리아는 "노턴 안티바이러스 2002"를 10% 가량 할인한 2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선두 업체인 안연구소의 업종 다각화 전략과 하우리의 추격전, 외국계 백신업체의 저가 공세와 제3의 토종 백신업체 에브리존의 등장으로 올해 컴퓨터 백신 시장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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