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수익률 세계 꼴찌’란 오명을 쓴 코스닥 시장이 수술대에 오른다. 당국이 코스닥 시장을 1부와 2부로 나누는 시장 개편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체제를 도입해 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게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코스닥 시장의 투자 매력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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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거래소가 코스닥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자본시장연구원에 의뢰한 ‘증권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용역’에는 코스닥 시장 개편에 대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용역은 이달 말 종료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을 개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시장 구분도 그 중 하나”라고 밝혔다.
개편 방안의 골자는 일본의 도쿄증권거래소를 참고해 코스닥 시장을 시가총액과 재무건전성 등을 기준으로 우량기업이 속한 1부와 비우량기업이 속한 2부로 나누는 것이다. 여기에 1부 기업과 2부 기업이 서로 경쟁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승강제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거래소 핵심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 내에서 등급을 나눠놓으면 상대적으로 우량한 기업이 시장에서 더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1부 기업 중 기준 미달인 상장사는 2부로 떨어지고, 2부 기업들도 잘하면 1부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 놓으면 시장에 긴장감이 돌면서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이 같은 시장 개편을 추진하는 이유는 코스닥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은 △외국인과 기관의 외면 △대장주의 코스피 이전 △‘좀비 기업’ 급증 등 3중고를 겪으면서 사실상 시장의 기능이 사라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은 -20% 넘게 뒷걸음질치면서 주요 글로벌 증시에서 수익률 꼴찌를 다투고 있다.
학계에서는 코스닥 시장이 두 개로 나뉘면 시장이 활성화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량 기업이 속한 그룹의 변동 폭이 완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중위험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모일 가능성이 있고, 반대로 비우량 기업에 속한 시장은 고위험, 고수익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제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시장 규모가 지금보다 훨씬 커야 된다”고 전했다.
시장 개편을 위해선 자본시장법 개정이 필요한데 여야가 모두 증시 부양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법 개정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