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강원)=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양양은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이후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설악산, 남대천, 서핑 등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하고 체험할 수 있는 매력적인 관광지가 늘어나고 있다. 주민등록인구(정주인구)는 최근 주춤하는 추세이지만 생활인구가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늘어남에 따라 지역경제가 다시 활기를 찾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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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양양군청에서 만난 홍형표 양양군 자치행정과 자치행정팀원들은 생활인구(정주인구와 해당지역에 하루 3시간 이상 체류하는 인구)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은 행정안전부가 올해 선정한 인구감소(소멸)지구 89개 시·군 중 한 곳으로, 올 1분기(1~3월) 생활인구 산정 결과 체류 인구수가 정주인구의 10.2배로 나타난 지역이다.
양양군 인구(정주인구)는 올해 9월 기준으로 2만7582명으로 2만7000명 선은 유지하고 있지만 2018년부터 주춤하는 추세다. 반면 방문자수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2022년 양양군 방문자수는 1681만7422명으로 전년(1436만6618명)대비 17.1% 증가했다.
2014년에는 양양서핑협회가 창립됐고 양양군에서는 2013년 해양레저활동 활성화 사업과 2019년 서핑해양레저 특화지구 조성사업, 그리고 현재 추진 중에 있는 서핑비치로드 조성사업을 통해 서핑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양양서핑협회와 협력해 양양 서핑페스티벌도 2014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개최하고 있다.
양양이 서핑의 성지로 발돋움하면서 양양 서핑을 즐기고 있는 관광객도 크게 증가했다. 강원고 서핑협회와 양양군에 따르면 양양군 서핑인구는 2019년 18만2500명에서 작년 55만8900명으로 늘었다. 서핑인구 증가에 따라 서핑숍도 같은 시기 73개에서 92개로 증가했다. 이는 전국 서핑숍(290개) 대비 3분의 1에 육박하는 수준이자, 강원도내(160개) 대비 절반 이상인 57.5%를 차지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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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은 양양 현북면·현남면 해안을 중심으로 소위 ‘서핑족’들의 방문이 늘어남에 따라 서핑 관련 기반시설 구축 및 즐길거리 발굴에 역점을 두고 있다. 서피비치, 죽도해변 등을 중심으로 각종 서핑 페스티벌 및 활성화 사업이 대표적 사례다.
과거 한철 해수욕장 운영에만 의존하였던 낙산지역은 2020년 도립공원 해제 이후 대규모 숙박시설이 들어옴에 따라 관광객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기반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리적으로 양양읍과 거리상 가까운 낙산지역의 활성화는 지역 관광산업의 외연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양군은 일시적이 아닌 지속적으로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사업들을 발굴하고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남대천 르네상스 사업 이후 양양읍 시가지를 중심으로 양양 전통시장과 연계해 체류인구가 늘고 있어 남대천 주변 체험 프로그램의 추가 개발과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2026년 말 준공 예정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양양군 서면 오색리~설악산 끝청까지 14분 소요, 3.3㎞)가 설치되면 관광상품 다변화, 지역의 볼거리, 먹거리가 늘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생활인구 확대를 위해선 기반시설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다. 생활인구 증가는 상수도, 쓰레기, 주차난 등 필수 불가결한 문제들이 따라 붙아서다. 이에 교부세 부과 기준에 생활인구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양양군 관계자는 “생활인구 확대 해결책은 기반시설의 확충인데 현재 정주인구를 기준으로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교부하는 재원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며 “인구감소지역에 생활인구 특례 등을 서둘러 시행하고 불필요한 규제는 완화하는 한편 생활인구 증가에 따른 문제점들을 바로바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국비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