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부담스럽다면…엔저 틈타 日상장 美ETF 사볼까

[돈이 보이는 창]
원화→엔화 환전수수료 있지만
美상품가치 상승 베팅 투자방식
"달러, 하방 여지가 더 커" 우려도
  • 등록 2022-11-21 오전 6:10:00

    수정 2022-11-21 오후 1:24:33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역대급 강달러와 엔저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최근 들어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로 내려갔지만 엔화 가치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강달러와 엔저를 틈타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가 주목받고 있다. 다만 달러 가치가 정점을 찍은 만큼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할 여지가 더 크게 남아 투자에 유의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최근 세 달간 ‘일학개미’ 순매수 종목 5개 중 3개가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ETF이다.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닛코 나스닥100 ETF’는 133억원어치를 순매수해 2위에 올랐다. 83억원어치를 사들인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이 3위, 68억원어치 순매수한 ‘아이셰어즈 S&P500’이 4위를 기록했다.

순위권에 오른 상품 모두 엔·달러 변동과 상관없이 기초지수 수익률을 추종하는 환헤지를 했다.

이 상품들은 원화를 엔화로 바꿔 달러화 자산에 투자한다. 달러 환전이 부담스럽다면 약세인 엔을 이용해 미국 자산에 투자하는 식이다. 미국 장기채와 미국 주식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 보는 동시에 강달러 효과를 제거하고 싶을 때 쓰는 투자전략이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미국채 금리 수준이 굉장히 높은 수준에 있기에 시중 금리가 하락하면 해당 자산의 평가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달러화가 엔화 대비 추가로 절상되면 자산 평가이익과 환효과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올 들어 10%가량 하락한 미국 다우존스30 지수에 투자하는 국내 ETF에 투자한 이들은 환효과를 통해 기초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10% 수익을 거뒀다는 것이 조 연구원의 설명이다.

현재까지 강달러·엔저를 틈탄 이 전략은 유효해 보인다. 실제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다수다. 이다은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가 간 펀더멘털 차이에 따른 금리차 확대와 글로벌 경기 침체를 감안할 때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게 외환시장의 뷰”라고 설명했다.

일본은행의 통화완화 정책도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18일 “지속적인 통화 완화로 경제 회복을 지원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일본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띠고 있지 않은 만큼 엔화 약세에도 불구,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강달러·엔저 추세 전망에만 매몰돼선 안 된다는 우려도 있다. 엔·달러 환율은 140엔대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조 연구원은 “24년래 최대 수준으로 엔화가 달러화 대비 절하가 돼 있다는 소리”라며 “달러가 더 강해질 수는 있지만 하방 여지가 더 크다고 보는 게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강달러 효과를 조금 더 보겠다고 하방 가능성이 더 큰 곳에 베팅하는 전략은 위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김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총보수가 비싸다는 점 외에는 일본에 상장된 ETF를 투자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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